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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내는 연서

안홍엽 필애드 대표

당신 때문인가요? 딱히 할 말은 없는데, 마구 가슴이 뛰어요.

 

이제 곧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5000만의 배우자와 70억 지구촌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서를 하게 됩니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그 다음은 목이 메어 말을 잊지 못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1974년 8월 15일 드골 공항에서 받아 든 어머니의 비보와 1979년 10월 26일의 국난에도 초월적 침착을 보여 주셨으니 그런 일은 없으리라 믿습니다. 흉탄에 아버지를 잃은 상황에서도 휴전선을 걱정했던 그 모습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국민의 보호 속에 살았던 당신은 이제 국민을 보호해야 될 위대한 시작을 다짐하게 됩니다. 삶의 한 장을 넘기고 새로운 세계로 비상하는 당신의 얼굴은 미래에 대한 흥분과 희망으로 환하게 빛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당신이 시작하는 세상은 당신이 염원하는 세상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곳일 수도 있습니다. 진리보다는 허위가, 선 보다는 악이, 정의보다는 불의가 더 큰 목소리를 내고 한탕주의와 패배주의가 활개를 치는 곳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살아가는 일은 결국 사랑하는 일일 수 있습니다. '정글북'의 작가 키플링은 "네가 세상을 보고 미소 지으면 세상은 너를 보고 함박웃음 짓고 네가 세상을 보고 찡그리면 세상은 너에게 화를 낼 것이다"고 했습니다. 당신의 아름다운 신념, 당신의 꿈, 당신의 야망으로 세상을 보고 웃으십시오. 세상을 껴안으십시오 그리고 사랑하십시오.

 

시끄러운 봄이 오고 있습니다. 1982년생 김정은과 핵을 놓고 담판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반값 등록금 등 당신이 약속한 복지공약 때문에 안팎이 어수선할 수밖에 없습니다. 촛불이 다시 나올지도 모릅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당신이 선택한 일꾼들이 당신의 마음을 닮아 신명나게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건설하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국민의 48%가 행복해 하지를 않고 있습니다. 호남의 경우 90%이상이 트라우마에 빠졌던 사람들입니다. 이를 어찌하면 좋습니까? 그런데 안타깝게도 치유할 수 있는 첫 번째 기회를 놓쳤습니다. 인사 대 탕평 때문입니다. 혹시 당신을 괴롭히던 불통 때문은 아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50년 공인으로 살았던 고건 전 총리도 "국정은 소통이더라"고 했데요. 전북의 경우 일당독재 30년, 나라가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지 못한 아픔을 안고 있습니다. 인재를 찾으려 해도 찾지 못하는 어려움도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보석은 널려있지 않습니다. 깊은 땅 속에 묻힌 보석이 더 값질 수 있습니다. 또 써 본 그릇만 쓰다보면 좋은 음식을 맛보기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고질적인 지역 불균형 문제도 당신이 풀어야 합니다. 반세기가 넘는 지역 편중정책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는 허울일 뿐입니다. 소득격차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해결방법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떠오르는 동북아 경제권의 중심이 될 새만금을 당신의 임기 초에 완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희망이고 미래인 새만금을 국정과제로도 챙기지 않았더군요.

 

당신이 생각하는 국정 목표 '문화가 있는 삶'의 바탕 위에 박근혜 5년은 비핵화 한반도, 하나 된 대한민국, 모두가 행복한 대한민국의 초석이 돼 국운의 존재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 역사의 불길함을 들어 당신의 청와대 입주를 만류하고자 했지만 지천태(地天泰:땅이 위고 하늘이 아래라는 뜻)의 괘로 여자와 궁합이 맞는 터라 해 얼마나 다행스럽게 생각했는지 모릅니다. 당신의 이름 위에 붙은 어떤 수식어보다 '최초의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어느날 당신은 알게 되었다/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그리고 마침내 그 일을 시작했다/…당신은 멈추지 않았다/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알고 있기에/…당신이 살아야할 단 하나의 삶이 무엇인지를.

 

대통령 박근혜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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