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남북당국자 회담 조속한 정상화 바라며

▲ 김관영 국회의원
빨리 끓어올랐다가 야속하게도 급 식어버린 물은 다시 끓이면 그만이건만 냄비 바닥은 여전히 시꺼멓다. 불발에 그친 6·12 남북당국자회담의 끝에선 국민의 가슴이 계속해서 타들어간다.

 

경색된 남북관계로 동토와도 같던 한반도에 오래간만에 훈풍이 불다 멈췄다. 6년여 만에 개최 예정이던 장관급 회담을 앞두고 융통성 없는 대북 정책 일변도였던 지난 정권이 진정 막을 내렸구나 싶었지만 양측 수석대표의 격(格) 문제로 무산됐다는 소식에 안타까움이 배가 됐다.

 

금광산 관광 중단으로 도시 전체가 고사 되다시피 한 강원도 고성군민 여러분과 장마철을 앞두고 기계걱정이 더해진 개성공단 입주 기업 관계자들의 깊은 한숨이 들리는 듯하다. 특히, 북에 가족을 두고 오신 이산가족들의 절망이 얼마나 컸을지 가늠할 수 없다.

 

2004년 당시 등록된 이산가족은 약 12만 명, 3년 후인 2007년 통계에 따르면 이중 3만 명이 사망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후 분단의 통한을 씻지 못하고 눈 감으셨을 분단 1세대 어르신들이 얼마나 되실지 2013년 통계를 마주하기 겁이 난다. 또한 얼마 전 라오스에서 강제북송 된 탈북청소년들을 담은 영상에서 23세의 북한 청년이 영양부족으로 발육이 늦어져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것을 보고 눈시울을 붉히신 분들이 많으셨다. 이런 쓰라림 속에서 남북이 피를 나눈 민족임을 재확인하는 아이러니를 느낀다. 어떤 상황에서도 대북 인도적 지원·남북협력과 교류가 절실한 이유도 이 아픔에서 찾을 수 있겠다.

 

헝크러진 실타래를 푸는 데 에는 인내가 필요하다. 작게 시작해 종국에는 숲을 그려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민주당부터 남북당국회담 재개를 위해 초당적 협력을 할 것이다. 2013년 6월, 잠시나마 내비친 남북관계화해의 여명이 조속한 남북당국자간 회담 정상화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기원해 본다.

 

미래지향적이고 속도감 있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도울 6자회담 재개를 위해서라도 남북당국회담 정상화가 필요하다. 6자 회담 재개의 마중물 역할을 해줄 것이다. 또한 6자회담에 앞서 단계적이고 전략적으로 남·북·미·중이 참여하는 2+2 형식의 4자 회담이 선행되어야 한다. 지난 8일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고, 북의 핵무기 개발도 용인하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키는 대목이다. 그간 북의 도발에 대해 침묵하다 시피 해온 중국의 단호한 태도가 눈에 띈다.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신형 대국관계'를 인정받았다. 이는 중국이 지구적 평화를 도모해야할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기대를 수반한다. 미·중 양국 모두 남북한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가 부여하는 지구적 평화 구축이라는 사명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빠른 시일 내에 회담이 재개되고 실천의지는 물론이고 명확한 실천 방안을 담은 선언문이 도출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1차 북핵위기를 해결한 1994년 북미 간 제네바합의와 2차 북핵위기의 합의점을 찾은 2005년 제4차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 선언을 복기할 필요가 있겠다. 박근혜 정부는 先 핵폐기만을 요구하던 지난 정권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북핵 폐기와 이에 따른 화해협력 프로그램들을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가는 9·19 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남북관계 회복에 첫 단추다. 나아가 국제사회가 참여하는 가운데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26년 전 6월 항쟁의 뜨거운 함성 이후 '우리 사회는 점진적으로 민주주의는 꽃을 피워왔다'고 말한다. 올해로 6·15 공동선언 13주년을 맞이했다. 6월이 다 가기 전에 6·15공동선언 정신이 작금의 남북화해논의를 함에 있어 희망의 불씨가 되어주길 소망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