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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군수 네번째 낙마

얼마 전 임실에서는 선출직 군수 네 분이 모두 낙마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전북뿐만 아니라 전국 방송에서 임실은 화제의 고장이 되었다. 도민들은 연이은 지자체장 낙마에 대해 전북에서의 다수당인 민주당에 대한 실망과 원망을 감추지 않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공천을 2번이나 받고도 선거에서 떨어진 후보를 3번이나 공천을 줌으로써 후보자에게 재정적인 문제로 선거법 위반의 여지를 자초했다는 점에서도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3번이나 도전해서 어렵게 당선된 임실군수 본인에게도 큰 아픔과 시련이겠지만, 민선 지자체 선출을 시작한 이래 선출된 군수 모두가 낙마함으로써 임실군민들께서 겪는 아픔이 더 클 것이라 생각된다. 낙마한 임실군수 네 분 중 두 분이 민주당이 아니었다는 점을 들어 민주당의 책임이 적다는 분도 계시지만 전북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태는 민주당의 책임져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사실 이러한 지자체장의 선거법과 비리 등으로 인한 낙마는 비단 전북과 임실군만의 문제는 아니다. 민선 지자체 선거가 시행된 이후 전국 지자체에서는 진기록들이 속출하고 있다. 경남 함양은 민선 5기 군수를 3명이나 뽑았고, 경북 청도에서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년 연속 지방선거를 치렀다. 형제가 모두 시장에 당선되었지만 두 형제 모두 뇌물수수혐의로 시장직을 잃은 강원 동해도 있다. 이처럼 선거를 통해 지자체장을 뽑다 보니, 전국이 선거와 당선 무효를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을 비난만 하는 것은 병원에 자주 가는 사람이 더 아프다는 말과 같은 논리적 오류이다. 오히려 민선지방자치가 시행되었기 때문에 지역에 토착화된 비리 관행을 밝혀내고 이를 단죄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것이다. 특히 우리사회가 민선제 실시 이전인 20년 전보다 지금 부패와 비리가 심해진 것이 아니라, 민선제 실시로 민선 지자체장에 대한 건강한 견제가 가능해졌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물론 당사자에게나 그 군민들에게는 무척 가슴 아픈 일이지만, 사실 이러한 모습들은 오히려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공무원들은 관급공사와 인사 등에서 음성적 비리가 잘 나타나지 않았지만, 선출직들은 정치적 경쟁자들의 견제, 유권자들의 감시에서 훨씬 자유롭지 못하게 되었다.

 

하지만 지자체장 낙마사태가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불행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막아야 하고, 더 바뀌어야 한다. 많은 분들이 민주당이 무얼 했느냐 묻지만, 민주당은 지난 7월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공천권을 포기하였다. 공천제 폐지의 이유는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되어 지역 의제 실종과 국회의원과 중앙당의 과도한 공천권 행사로 인한 폐해 방지가 큰 이유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만큼 중요한 것은 고비용 선거구조의 개선이다. 아무래도 정당공천 아래에서 공천을 받기 위해 예비경선, 본경선을 거치게 되면, 선거기간이 길어짐과 동시에 비용이 증가하게 되어 있다. 고비용 선거구조는 선거비용을 위한 음성적 관행과 비리의 표적이 되기 쉽다. 민주당은 기초의원과 기초지자체 선거에 있어 당의 권력과 권한을 유지하지 않고, 이를 놓아줌으로써 지방의 정치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결정으로 기초지자체 선거에서의 불행한 일이 완벽히 해결될 수는 없지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우리는 임실에서 발생한 불행한 일을 다시 기회로 삼는 저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불행한 사태가 단순히 어제의 일이 되어서는 안 되고, 임실과 전북에 자극제가 되어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제 임실과 전북이 전국에서 가장 깨끗한 선거를 치르고, 훌륭한 분들이 당선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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