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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격 높은 대학의 자긍심은 어디에 있나요

전북대, 최근 비약적인 성장 대학 순위에 조바심 내기보다 자긍심 갖고 학문탐구 매진을

▲ 김세천 전북대 교수
대학수학능력평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수험생들은 좋은 대학을 가려 열심히 공부 중이다. 수험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좋은 대학은 과연 어떤 대학일까? 지방대가 아닌 서울 주변에 있는 대학을 가려 한다. 이로 인해 지방에 있는 대학들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밀려나고, 사람들의 인식에서는 실력 없는 대학, 부족한 대학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 또한 이 지방대를 다니고 있는 사람들도 학교에 대한 자긍심이 부족한 실정에까지 온 것이 현실이다. 정말 지방대학은 실력이 떨어지고 부족할까?

 

그렇지 않다. 2013 중앙일보 대학평가 순위를 보면 20위 안에 지방대학이 3개 대학이 있다 그 중에서 전북대학교는 19위를 했다. 이를 보면 지방대학 특히 지방 거점대학은 다른 서울지역의 대학에 비해서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기도 하다.

 

중앙일보 대학평가는 교수연구(100점), 교육여건(90점), 평판·사회진출도(60점), 국제화(50점)로 해서 총점 300점으로 평가를 한다. 이러한 여러 가지 평가항목을 들어 평가하는 자리에서 이러한 우수한 성적을 얻었다는 것은 전북 대학으로서는 자긍심을 가져도 된다는 것이다. 최근에 전북대학교는 비약적인 성장과 평가를 받아왔다.

 

2012년 한국표준협회 서비스 품질 지수 평가 전국 1위, 2010년 세계 대학평가 국립대 2위 (국립종합대학 6위), 2011~2012 라이덴 랭킹 국립대 1위(국내종합대학 3위), SCI 논문증가율 전국 1위, 연구비 수주액 3년 연속 국립대 1위, 교수 1인당 연구비 국립대 1위 등 외형적으로는 대단한 성과를 이루었다. 자랑스러운 결과이다. 그런데 이러한 성과에도 마음은 그다지 기쁘지 않은 것은 왜일까?

 

최근의 일련의 평가지표는 SCI로 대표되는 특정한 학문의 논문 편수에 의해 주로 결정지어지는 한계성이 있다.

 

작금의 현황은 학생교육과 진정한 의미의 학문을 연마하는 것보다는, 교수 각 개인의 전문적인 영역의 연구보다는, SCI로 대표되는 논문이 잘 나오는 학문분야를 할 수 밖에 없는 왜곡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16년에 세계100대 대학 안에 드는 게 목표인 전북대학교. 그렇다면 어떠한 발전을 통해서 이루어 내야 할까? 오로지 순위 향상을 위해 대학구성원의 일방적인 내몰림이 필요한가? 품격높은 대학 본연의 자긍심과 행복함을 어디에서 찾아야 할까? 고민이 크다. 이를 대학에 맞추어 본다면, 요즘 대학에서는 학문 발전에 힘을 쓰는 게 아닌, 취업에만 맞춘 대학이 되어 버리고 있다. 심지어 어느 대학들은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순수학문 관련 학과들을 통폐합하는 사태까지 일어나고 있다. 그저 연구실적 수치에만 매몰되어 진정한 학문의 균형 발전과 미래 국가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성함양 교육은 뒷전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립대의 역할은 사립대와는 달리 사범대학, 사회과학대학, 상과대학, 생활과학대학, 예술대학, 인문대학,법학전문대학원 등과 관련된 균형적인 학문발전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교수들의 연구논문 발표 실적 못지 않게 학생 교육에도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된다고 본다. 대학평가 순위에 연연해 하는 초조함보다는 대학의 소중한 가치인 인성함양과 행복한 삶의 의미를 찾는 교육이 아쉽다. 인문학 정신이 살아 있는 대학 본연의 모습이 필요하다. 학문은 나무의 뿌리와 같고 대학순위평가와 취업률 및 기타 성과는 나무의 가지와 잎과 같다. 뿌리가 튼튼해야 나무가 건강할 수 있다. 뿌리를 단단하게 다지는 좋은 행복한 건강대학이 절실히 요구된다. 진정한 학문연마는 100m달리기로 허겁지겁 뛰는 게 아니라 42.195km 마라톤의 보폭으로 끊임없이 큰 학문의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따라서 자신의 마음속에서 휴식을 찾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그것을 찾을 수 없다.

 

물론 현재의 대학 순위 매김을 외면 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은 어찌 할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일 수 밖에는 없다고 본다. 허나 선비의 기품과 품격 높은 자긍심을 찾는 것은 절대 포기할 수 없다. 교육 인적 자원부나 중앙일보 등에서 평가하는 지표에 허겁지겁 조바심을 내기보다는 대학본연의 학문탐구 목적과 숭고한 교육목적에 충실한 의연한 대학 본연의 모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행복하지 않다면 집과 돈과 이름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하는 벵갈의 성자 "라마크리슈나"의 말이 떠오른다. 행복은 방금 꺾은 꽃처럼 신선할 때 이용해야 한다. 행복하고 건강한 대학은 대학순위가 상승과 추락을 거듭하고 기분이 끊임없이 동요해도 대학 그자체로의 굳건한 받침대로 변함없이 존재하는 그러한 곳이다. 행복하고 건강한 대학이 그립다. 한번쯤은 쉬어가야 겠다. 선비의 기품과 품격 높은 대학의 자긍심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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