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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교육, 세계화 시대에 적합한가?

교육 다양성과 자율성 약화 / 세계화 주도적인 역할 한계 / 공교육 살리기 본질 찾아야

▲ 박삼옥 상산고등학교 교장
지난 20년 동안 한국경제는 물론 세계의 경제는 엄청나게 변화하였다. 특히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대 경제대국이 되었으며, 중국의 경제적 부상과 더불어 ‘아시아의 시대’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나올 정도이다.

 

이러한 세계경제의 변화 못지않게 큰 변화를 한 것은 세계의 학계이다. 20년 전만 해도 국제학술회의에 중국에서 참석한 학자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요즈음은 주요 국제학술회의에서 중국학자들의 비중이 미국 다음으로 많을 정도로 엄청나게 증가하였으며, 각 분과주제도 중국을 대상으로 한 것이 많다. 어떤 면에서 학문세계에 중국으로부터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러한 학계 지형도의 변화 배경에는 교육이 있다. 지난 4반세기동안 중국의 교육은 세계화 추세에 맞추어 크게 변화하였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체제이지만 교육은 자본주의 국가 못지않게 더 자본주의적이다. 이미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중국은 외국의 저명학자들을 자유롭게 초빙할 수 있게 되었으며, 외국대학과의 복수학위 도입도 한국보다 훨씬 빠르게 이루어져왔다. 또한 중등교육과 대학에서 수월성교육과 연구를 위해 적극적인 재정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자율성이 오늘날 세계 학계에서 중국학자들의 활동 비중을 크게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중국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은 중국경제 발전의 근간이 되고 있다.

 

세계 교육의 다양화와 자율화의 경향 속에서 이러한 세계학계 판도 변화를 보면서 한국교육의 현장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최근의 한국교육현장을 보면 말로는 교육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확대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규제와 간섭으로 교육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약화시키고 있다. 이는 미래 한국을 이끌어갈 인재들이 개인별 특성과 능력에 관계없이 획일화된 교육을 받게 되어 세계화시대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데 한계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정책은 그 목표가 미래 인재양성과 바람직한 교육 그 자체에 두어야지 다른 것을 목표로 할 때, 그 다른 목표도 달성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교육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한국의 교육정책은 사교육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추어 왔다. 1980년대 초부터 사교육을 근절한다는 명분으로 고액과외금지, 대학입시 본고사 철폐, 수능문제 쉽게 출제, 대학입시 수시전형 확대, 고교입시 전형서 교과질문 금지, 최근의 선행교육금지 등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규제정책이 추진되었다. 그러나 사교육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확대되어 이제 그 시장규모가 20조이상이라고 한다.

 

공교육을 살리려면 사교육을 없애는 데 초점을 맞춘 정책을 펼 것이 아니라 공교육 자체를 살릴 수 있는 본질적인 목표에 접근해야 한다. 그리고 세계변화에 부응하는 창조적이고 수준 높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교육의 수요를 충족하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스승과 제자의 관계회복, 교사들의 자존심 회복, 교사들이 교육 본연의 임무에 충실 할 수 있는 여건 마련, 세계화에 부응하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다양한 교육과 교사의 역량강화, 교육과정의 자율성 확대 등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이 맞추어져야 할 것이다. 공교육이 경쟁력을 높이면 사교육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교육은 국가 백년지대계라 한다. 정권 바뀔 때마다 이념이나 파퓰리즘을 배경으로 한 단기적인 교육정책을 세울 것이 아니라 정권에 관계없이 진정 한국의 미래 주인공들을 교육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의 자산인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변화하는 세계에 걸맞은 다양한 인재교육 다시 한 번 생각해야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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