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 할 수 있는 것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교육감 가운데 서울, 부산을 비롯한 13곳의 교육감이 진보진영에서 당선됐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번 선거가 남긴 의미와 과제를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진보 교육감 많아져 기대 커
먼저, 진보적인 교육감이 압도적으로 당선됐다는 것은 많은 국민들이 우리의 교육에 대해 전부터 가지고 있던 문제의식이 선거로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 한창 건강하게 뛰고 감수성 및 인성이 발달해야 할 시기임에도 자녀들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 수업이 끝나면 학원으로 내몰리고 모든 생활이 대학입시와 연관되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엄청난 사교육비를 들이고도 모자라 해외유학 등으로 연간 40억달러의 유학수지 적자가 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미 많은 학부모들은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행복하지 못한 교육환경을 고민해 왔다. 무엇보다 물이 차오르는 선체 안에서 “가만히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에 말 잘듣고 기다리다 배와 함께 가라앉은 학생들을 보며 교육의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을 위한 교육이며 누구를 위한 교육인가? 글로벌 경쟁체제에서 살아남으려면 우리의 교육은 시키는 대로 하는 것 보다 자율적, 비판적 성찰능력과 창의성을 키우는데 더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한편, 아쉬운 것은 17개 시·도지사 선거와 교육감 선거에서에서 당선된 34명중 여성은 단 한명도 배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성의 교육수준이 OECD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으면서 정책대상으로서의 여성이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이 시대에 남성들만이 지사와 교육감을 하는 것은 어딘지 조화롭지 못하다. 게다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성당선자 비율이 비례대표를 포함해 전북은16.7%로 전국 21.6%보다 훨씬 못 미쳤다. 비례대표를 제외하면 223명중 여성은 15명만 당선돼 당선율 6.7%로 전국 12.5%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전국적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이 낮지만 특히 전라북도의 경우 그 정도가 훨씬 더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지방자치는 생활정치이기 때문에 여성의 수평적인 인간관과 부드럽고 섬세한 리더십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여성들은 남성들 보다 더 투명하고 부패지수도 낮다고 이미 검증된바 있다.
여성 당선자 적어 아쉬움
정치적인 철학과 능력보다 상대적으로 돈과 조직이 선거에 중요한 요소라면 상대적으로 이런 부분에 취약한 여성들에게 정치참여는 아직도 갈 길이 멀며 특히 전북에서는 정도가 더 심하다는 것이 이번 선거를 통해 드러났다. 때문에 지역구 선거에서 여성정치인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려는 적극적이고도 지속적인 제도적 장치와 더불어 지역도민들의 평등의식 향상을 위한 활동들을 펼쳐나가야 할 것이다.
여성들이 정책을 집행하고 심의 및 감시하는 분야 곳곳에 있다면 양성의 관점이 고루 반영된 정책산출과 반부패적이고 투명한 정치활동을 통해 보다 경쟁력 있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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