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미래 발전 견인할 최고의 인재풀 만들어 새만금 꿈 실현에 앞장
최근 송하진 도지사가 도민과의 약속인 민선 6기 도지사 공약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10개 분야 123개의 사업에 대한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전라북도가 발표한 “전북발전 123”의 골자는 1억명 이상 관광객 전북방문, 2배 이상 도민 소득 달성, 3백만 도민시대 기반구축이라는 3대 전략으로 요약된다. 한마디로 전라북도에 사람과 돈이 모이게 하고, 삶의 질을 높여 도민이 행복한 전라북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흔히 “역사는 미래다”라고 한다. 또한 “역사는 발전한다”고도 한다. 이 말처럼 과거 속에는 우리가 고민하는 것들에 대한 해답이 모두 들어있고, 우리가 구축해온 정체성이 농축되어 있다. 얼마전만해도 전라북도를 가리켜 굴곡진 역사를 간직한 눈물의 땅이라고들 했다. 국내 최대의 곡창지대이면서도 수탈의 현장이었던 곳으로, ‘풍요 속 궁핍’의 땅이라는 의미다.
동쪽은 산간지역이지만, 서쪽으로는 농사짓기에 적합한 땅이 넓고 기름지게 펼쳐져 있어 전북은 농도(農道)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60년대 중공업정책이 시작되기 전인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의 세대에 전북은 국내 최대의 곡창지대이자 나라의 곳간이었다. 택리지의 저자 이중환은 호남평야를 적시고 서해바다로 들어가는 만경강과 동진강을 “두 줄기 물이 감싸듯 정기가 풀어지지 않아 살만한 곳이 대단히 많다”고 설명했고, 소설가 조정래는 소설 아리랑의 첫 장에서 김제만경평야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하늘과 땅이 일직선으로 맞닿은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그런데, 이 천혜의 축복이 오히려 전북이 굴곡진 역사를 가진 슬픔의 땅으로 전락하는 빌미가 되었다. 조선 말기에는 탐관오리들이 욕심을 채우는 곳으로 동학농민혁명의 발생지가 되었고,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 아베가 세운 동진농업주식회사를 비롯해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며 양곡수탈의 현장이자 통로가 되었다.
민선 6기 도지사가 제시한 전북의 희망가를 보면서 필자는 문득 전라북도에도 새로운 꿈이 있었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로부터 우리 지역은 국내 최대의 곡창지대로 불려왔다. 만경, 김제평야는 나라 안에서 가장 큰 평야로 전주, 익산, 정읍, 군산, 완주, 부안, 고창 등에 광범위하게 펼쳐져 있어 전북은 말 그대로 농자천하지대본의 아름답고 기름진 땅이었다.
지평선 위로 해가 되풀이해서 뜨고, 되풀이해서 지는 것처럼 역사는 반복된다. 하지만 역사는 단순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시대변천에 따라 순응하며 변화한다. 정부가 새로운 만금평야를 만들겠다고 전라북도에 새로운 땅을 만들고 있다. 변산반도와 군산, 고군산군도를 서쪽으로 껴안고, 북으로는 만경평야, 남으로는 김제평야를 웅숭깊게 품은 여의도 140배인 401㎢에 이르는 새로운 땅.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세상에서 가장 긴 방조제와 함께 283㎢가 간척지로, 118㎢가 호수로 바뀌면서 새로운 만금평야의 역사가 전북에서 시작된다.
새만금개발과 관련해 갑론을박의 여러 견해가 있었다. 하지만, 공사가 절반이 넘게 진행된 마당에 이제는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 새로운 땅에서 전북의 새로운 꿈과 희망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전북의 꿈이 있는가 자문해본다. 그 답은 “분명 있다”이다. 전북의 미래는 분명 밝다. 어느 집단이든 상위 2%의 사람이 그 집단을 살려내고 있다고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인재풀이 두텁고 다양해야만 경쟁력이 유지된다. 선진국일수록 인재양성에 관심이 높은 것은, 사람이 인류문명을 이끌고 가는 최고의 동력이기 때문이다. 전북의 힘 역시 사람에게서 나온다.
전라북도의 패배의식이 깊다. 너무 오래 소외되고 굴곡진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슬픔의 강인한 힘을 믿는다. 새만금에 가장 근접한 대학인 군산대학교는 전북의 발전을 견인할 최고의 인재풀을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10년 안에 군산·새만금산단의 수요인력 60% 이상을 양성해 전북의 새로운 꿈을 실현시킬 계획이다.
슬픔의 넉넉한 힘을 이해할 줄 아는 전라북도인은 그 어느 지역 사람보다 강하고, 우수하다. 또한 고난 속에서 단련된 안정된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다. 평준화, 표준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지역의 특성이 사라지고 있다지만, 전북인만이 가진 고유 한 형질은 사라지지 않았다. 물신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경제적 수치나 정치적 위상 등이 삶의 질을 측정하는 척도가 되어왔다. 하지만, 이제 우리 사회도 한 집단이 가진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이나 사유의 깊이 등 연륜을 지닌 무형의 자산이 진정한 힘이라는 생각을 할 만큼 성숙되었다.
진정한 힘은 우리만 잘되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화합을 통한 상생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럴 때, 전북의 힘이 커지고, 우리의 힘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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