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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외교정책 유감

▲ 신기남 국회의원
침략자들의 오판으로 시작되고 방어자들의 오판으로 확대 연장되었던 한국전쟁은 수백만의 인명피해를 내고서야 겨우 휴전이 되었다. 그러고서 6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같은 민족끼리 각자 외세를 등에 업고 싸운 업보가 쓰라린 고통으로 후세에 전해졌다.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또한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도 많다. 남북 간의 응어리진 감정이 그렇고 우리 민족을 둘러싼 외세의 세력분포가 그렇다. 강대국들의 포진 한가운데에 위치한 우리의 지정학적 구도는 한 세기 전 구한말 때나 60년 전 한국전쟁 때나 지금 이 시대나 숙명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현명함·냉철함 저버린 극우파 논리

 

국권을 강탈당했을 때나 민족끼리 전쟁을 했던 때의 쓰라린 경험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매한 짓이고, 그런 민족에겐 다시 그런 굴욕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 우리의 진정한 소망은 민족통일이다. 외세의 세력균형 틈에서 현재 수준의 평화를 이어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외세의 균형을 선용하여 우리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수행으로 통일의 역사를 이루어 내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비뚤어진 민족사를 복원해야 한다. 그 책임은 누구보다도 우리 대한민국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우리는 그러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민족 앞에 밀려오는 파도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갑자기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극우파의 논리가 횡행하고 있다. 국내정치의 극우파도 문제이지만, 특히 대북관계를 포함한 외교정책에서의 극우파는 정말 우려스럽다. 북한붕괴론을 내세우며 일전불사까지 외치는 것을 보면 위태롭기 그지없다. 현명함과 냉철함을 저버리고 감정과 이즘에 빠져 있다. 더구나 북한을 두둔한다는 이유를 들어 중국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리는 현상이 일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행동이라 하겠다.

 

중국은 이 시점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평화유지에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한 중국에 대해 우리는 정확한 인식을 해야만 한다. 중국의 생각과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행보를 예측하며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우리에게 협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국에게도 한반도는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그것은 오랜 역사를 통해 그래 왔다. 중국이 임진왜란 때 조선 땅에 출병한 것이나 20세기 말 청일전쟁을 한반도에서 벌인 것은 다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한국전쟁에서 중국이 참전한 것도 그 역사적 맥락이 적용된 또 하나의 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연미봉중(聯美封中)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북한을 정신 차리게 한다고 해서 서해에 미국 항공모함을 띄우고 합동군사훈련을 하면 그것이 단순히 북한만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고 여기겠는가? 또 일본과 해상 합동군사훈련을 벌인다면 그것은 연일항중(聯日抗中)으로 비쳐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중국을 가상적국으로 설정한다면, 어떻게 우리가 한 해 400억불의 흑자를 내는 무역을 더불어 할 수 있으며, 북한이 대화전선으로 나오도록 압력을 넣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겠는가?

 

중국·러시아와도 실용 외교 해야

 

60년 된 ‘한미일 VS 북중러’라는 낡은 구도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그래야 새 시대가 온다. 새로운 구상을 하는 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과 일본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우리의 외교는 실용외교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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