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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성장산업으로의 농업

농업과 농촌이 가진 고유 문화·환경 활용 삶의 질 높이기 주력

▲ 라승용 농촌진흥청 차장
가을비가 지나니 아침 공기가 제법 쌀쌀해졌다. 숨 막히는 폭염을 지나 마른 장마, 가을 장마까지 먼 길을 돌아 만난 맑고 높은 하늘은 그래서 더욱 반갑다.

 

무덥던 7월의 모퉁이에서 농촌진흥청이 새 집으로 옮아온 지 두 달이 좀 지났다. 많은 것을 꽃 피운 파릇파릇한 봄 같았던 수원시대를 마무리 하고 새 터를 돋워 오천년 전통의 농도인 전라북도에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농촌진흥청 반백년 역사가 여무는 가을, 전북시대를 열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레는 요즘이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늘 농업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 나라가 어려울 때 농업은 위기를 극복하는 튼튼한 뿌리가 된다. 풍요로운 삶을 위한 시작은 농업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지난 50년이 그랬고, 세계의 많은 나라가 그 길을 걸었다.

 

우리 농업은 전쟁으로 황폐화된 땅을 일궈 성장했다. ‘쌀 한 톨에는 농부의 땀 72방울이 맺힌다.’는 어르신들의 옛말은 밥 한 그릇의 소중함을 그대로 전해준다.

 

요즘 많은 이들이 농업의 어려움을 꼬집고 있다. 그러나 세계 주요 선진국이나 유명 투자가, 미래학자들의 시각은 좀 다르다. 이들은 외려 인구 증가와 바이오에너지의 수요 증가, 기후 변화로 인한 식량 공급의 불안전성 등을 근거로 농업을 강력한 미래 성장 산업으로 꼽는다. 특히, 고령화와 소득이 많은 독신가구 증가에 따른 고부가 기능성 식품, 가공 식품 등 식품 시장의 비약적인 발전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약용작물과 버섯, 장기 생산을 위한 동물 개발 등 농생명자원에서 얻는 천연 식의약소재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식물공장에 거는 기대도 크다.

 

따라서, 앞으로의 농업은 안정적인 식량 생산과 소비자의 건강, 의료 등 새로운 시장 형성은 물론, 문화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확대될 것이다.

 

이에 앞서 농업을 미래 성장 산업으로 육성하려면 관련 기술의 융합?복합을 비롯한 과학적 진보가 선행되어야 한다. 더불어 이것이 곧 미래 농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이다.

 

먼저, 농업과 과학기술이 만난 ‘스마트 농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해야 한다. 정보통신기술, 생명공학기술(BT), 나노기술(NT) 등 첨단 기술을 통한 정밀 농업이 가능해지면 생산성과 품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해 미래의 식량 공급의 불확실성에 대응할 수 있다.

 

이어, 세계 각국의 시장 개방에 따라 농식품의 수출 확대와 다변화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품질 좋은 농산물을 중국, 인도 등 신흥 경제국 중심으로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다. 여기에 필요한 안전성 관리와 장기 유통 중 신선도 관리 기술에도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한, 농업과 농촌이 가진 고유의 문화와 환경, 경관 등을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6차 산업 모델을 개발하고, 도시민의 ‘치유’를 위해 식물을 이용한 도시농업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식량이 나라의 힘을 보여주는 지표이자 무기가 되는 세상이다. 온 나라의 눈과 귀가 이곳, 농촌진흥청을 향해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식량 안보라는 궁극의 목표를 좇아온 농촌진흥청은 그래서 더 갈 길이 바쁘다.

 

이제 우린 농업이 자원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각오로 뛰어들면 못할 일이 없다. 미래의 농업이라는 새로운 장에 어떤 내용을 담을지

 

그 중심에서 전라북도의 역할을 함께 만들어 갈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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