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한·중 해저터널 시대 열자

▲ 이상직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전주완산을)

1994년 5월 6일 영국과 프랑스는 수천 년의 반목과 갈등을 딛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워털루 역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이 영국과 프랑스를 잇는 도버해협의 해저터널인 ‘유로스타’ 개통식을 갖고 나란히 기차에 몸을 실었다.

 

나폴레옹시대부터 꿈꾸던 해저터널이 200년 만에 현실이 돼 배를 타고 2시간 이상 걸리던 바닷길을 35분 만에 건너서 런던과 파리를 3시간 만에 주파했다. 도버 해저터널은 50.4km(해저구간 38km) 구간으로 1991년 5월 착공해 공사비 150억달러(약 18조원)를 민자로 조달해 대역사를 이뤄냈다.

 

새만금-중국 산둥반도 연결

 

필자는 최근 국정감사장에서 새만금과 중국 산둥반도를 잇는 한·중 해저터널을 건설하자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중 해저터널의 출발은 지난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양국 정상회담이 열렸다. 이에 앞서 필자는 국회 정무위 회의에서 국무조정실장에게 새만금에 한·중경협단지 유치를 정부와 협의해줄 것과 함께 그 결과를 보고토록 강력히 주문했다. 다행히 이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연내 새만금에 한·중 경협단지를 조성한다는 투자협약(MOU)을 체결키로 했다. 양국정상이 합의한 만큼 지금부터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 내생적 발전모델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첫 번째 단추가 한·중 해저터널 건설이다.

 

양국 해저터널은 그동안 산발적으로 제기되고 논의됐다. 가령 산둥반도와 경기도 평택, 인천을 연결하는 방안 등이 제기됐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멈췄다. 그러나 새만금과 연결하는 것은 또 다른 사안이다. 새만금은 세계 최장 33km 방조제를 완공한 미지의 땅이며, 중국과 가장 근접한 동북아 중심지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안된다. 새만금과 산둥반도를 잇는 380km 해저터널을 뚫어 대륙으로 진출하는 ‘新유라시아 실크로드’를 창조해야 한다.

 

한·중 해저터널이 필요한 이유는 첫째, 동북아의 중심지인 새만금의 먼 미래를 구상하자는 것이다. 방조제 공사 후 내부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새만금에 서해철도와 신항만, 국제공항 등 내생적 발전 모델과 연계한 ‘통 큰 그림’을 그려보자는 것이다.

 

둘째, 경제적 파급효과인데 해저터널이 완성될 경우,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아셈회의에서 제안한 유라시아 물류시스템 구축이라는 구상과 맥을 같이 하며,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 유럽을 잇는 물류 중심지이자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미래세대에 부(富)의 원천이 될 것이다.

 

셋째, 국가안보적인 측면으로 해저터널이 국가안보에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은 남북 대치상황에서 육로를 연결한다는 것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과 터널이 완성되면 북한을 경유하지 않고 한국-중국-러시아-유럽을 잇는 신실크로드가 건설되고 중국과의 경제적 동반자 관계가 굳건해지는 바, 북한의 도발이 억제되고 오히려 통일을 앞당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신 유라시아 실크로드 건설을

 

일부에서는 건설비용 등 경제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약 100~150조로 추정되는 사업비를 향후 10년에서 20년 걸리는 공사기간동안 한·중 양국이 분담한다면 결코 불가능하지 않다. 파나마운하를 예로 들자. 대서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를 프랑스에서 포기했지만, 기어이 미국이 경제적·기술적 난관을 뚫고 이뤄냈다. 결국 오늘날 파나마의 국가 경제발전 원동력이 되고 있다.

 

동북아를 하나로 묶고 철도를 통해 유럽까지 이어주는 한·중 해저터널은 100년, 200년 후 새만금을 세계의 관광, 물류중심지이자 평화의 상징으로 만드는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 본다. ‘역사는 꿈꾸는 자만이 이룬다’는 진리를 되새기며 한·중 해저터널로 웅비하는 新유라시아 실크로드를 만들자고 감히 제언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문화일반전북과 각별…황석영 소설가 ‘금관문화훈장’ 영예

정부李대통령 지지율 63%…지난주보다 6%p 상승[한국갤럽]

사건·사고김제서 작업 중이던 트랙터에 불⋯인명 피해 없어

정치일반"새만금개발청 오지마"…군산대 교직원 58% 이전 반대

정치일반울산 발전소 붕괴 매몰자 1명 사망…다른 1명 사망 추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