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상하목장·학원농장, 농촌의 6차 산업 꽃 피워…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
지난 4월 9일과 10일 1박 2일로 필자는 새만금 현장과 고창에 다녀왔다. 전북 출신 지인들과 함께 다녀온 이번 여행에서 얻은 가장 큰 소득은 6차 산업에 새롭게 눈을 뜨게 된 점이다.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1차 산업은 농업, 2차 산업은 광공업, 3차 산업은 서비스업이라고 배우던 추억이 생각날 것이다.
그런데 뜬금없이 웬 6차 산업이냐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한다. 당연한 질문이다. 6차 산업이란 4차 산업, 5차 산업 다음에 오는 산업이 아니라 1차, 2차, 3차 산업이 함께 어우러지는 산업을 의미하는 새로운 용어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6차 산업은 1차산업인 농축산물 생산과 농촌이 가지고 있는 유형, 무형의 자산에다가 2차 산업인 식품개발, 생산, 제조, 가공 등의 제조업, 그리고 3차 산업인 유통, 판매, 관광, 체험, 축제, 교육 등을 모두 융합하여 농촌의 소득을 높이는 방식을 뜻하는 말이다.
적지 않은 독자에게 ‘상하우유’는 낯익은 상표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 상표가 고창군 ‘상하면’에서 따온 명칭임을 아는 분은 많지 않다. 특히, 수도권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더욱 그렇다. 그곳 상하에 6차 산업의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 ‘상하농원’ 현장을 방문한 우리 일행은 놀라움으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세간에 지명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오지 ‘상하’에 우리 농촌의 미래 발전 모델인 6차 산업의 모범 사례가 만들어지고 있는 현장을 본 우리는 전북 출신 출향인으로서 경이로운 기쁨을 느꼈다.
‘상하목장’은 전 행정구역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청정지역인 고창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서 목장을 천직이라 여기는 목장주들에 의해 유기농법으로 생산된 우유를 수집하여 가공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농축산업만으로 농촌에 사는 농민이 충분한 소득을 올리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들이 생산한 제품을 빵, 치즈, 잼 등으로 2차 가공까지 할 수 있다면 소득을 올리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거기에 더해서 유통, 판매까지 직접 할 수 있다면 더 도움이 되겠지요. 한 걸음 더 나아가 체험 관광, 아동 교육, 축제로까지 이어진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빵공방, 햄공방, 과일공방, 잼공방, 발효공방, 체험 교실, 농원식당, 농원상회(farmers market) 등을 망라해서 만든 6차 산업의 사례가 ‘상하농원’이다.
우리 일행이 방문한 날 아직 정식 개장도 하지 않은 ‘상하농원’에서 체험 교육을 받고 있는 많은 학생을 만났다. 평소에 우유를 마시고, 빵에 잼을 바르거나 치즈를 얹어 먹으면서도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지 막막하던 학생들이 설명을 들으며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모습을 보았다. 빵을 만들기 위한 밀가루를 직접 반죽하며 재미 있어 하는 모습도 눈에 선하다.
이를 보며 6차 산업이야말로 우리 농촌의 멋진 미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귀경길에는 청보리밭 축제로 유명한 ‘학원농장’에 들려 관광농업의 현장을 확인하는 즐거움도 있었다. 보리 수확으로 농업소득을 얻고(1차), 이를 가공해서 보리빵과 국수를 만들고(2차), 관광객을 통해 관광수입을 얻는(3차) 융복합 6차 산업의 또 하나의 현장을 보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 일행은 ‘상하농원’과 ‘학원농장’의 업무 협조를 다짐하는 기념사진 촬영에 증인이 되는 것을 끝으로 뿌듯한 가슴을 안고 귀경길에 올랐다.
귀경길 차안에서 어떻게 하면 이를 새만금에 접목할 수 있을까 내내 고심하며 올라왔다. 아무쪼록 우리농촌의 미래가 될 6차 산업이 전북에서 꽃 피워 전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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