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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속담 되새겨보기

이제 세상이 복잡해져 철저하게 준비해야만 성공할 가능성 높아져

▲ 오종남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

마지막 ‘전북칼럼’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속담들을 되새겨본다. 우리가 가장 많이 듣는 속담은 아마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닐까 싶다. 필자가 대학에서 신입생을 가르칠 때 재수해서 입학한 학생들에게 재수하는 동안 가장 많이 들은 충고를 물으면 답은 역시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맞는 말이다. 처음 실패의 원인을 잘 분석해서 한해 동안 보완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을 테니까. 필자도 재수해서 대학에 입학한 사람이니까 공감이 간다.

 

이 대목에서 필자는 학생들에게 이 속담 뒤에는 원래 ‘성공은 실패의 아버지’가 있었는데 급해서 빼먹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농담 삼아 들려준다.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달러 미만이던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해서 1995년에는 1만 달러 고지를 넘어설 정도로 성공했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칭송까지 들었건만 3년이 채 안 된 1997년 말 외환위기를 맞게 되었다.

 

여기서 필자는 신입생들에게 ‘성공에 취하는 순간 실패의 씨앗이 싹튼다’는 점을 강조한다. 성공할수록 겸허한 자세를 잃지 않는 것, 우리가 꼭 새겨야 할 교훈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속담이 있다. 시작을 망설이거나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용기를 북돋워 주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많이 복잡해져서 무작정 시작해서는 일을 그르치기에 십상이다.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영어 표현은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Well begun is half done.’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 잡아먹는다’는 속담도 있다. 이 또한 예전에는 잘 통하던 속담이다. 하지만 요즈음엔 부지런한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머리를 써서 지혜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스마트함이 더 중요하다. 필자가 한때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동아시아 정치경제’라는 과목을 아침 9시에 시작하는 1교시에 강의한 적이 있다. 대학생들은 보통 늦게 자기 때문에 첫 시간 수업을 듣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필자는 학생들의 부지런함을 칭찬해준 다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마트한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설명해주곤 했다. 대학을 다니는 목적은 스마트한 사람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부연하면서.

 

손자병법에 ‘원교근공책’이 나온다. 춘추전국시대의 병법으로 ‘먼 나라와 친교를 맺고 가까운 나라를 공략하는 계책’을 말한다. 신라가 당나라와 손잡고 고구려를 무너뜨린 것도 ‘원교근공책’의 일례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춘추전국시대가 아닌 지금은 이웃나라와 경쟁도 하지만 협력과 교역을 통해 공동 번영을 꾀해야 할 때다. 오늘날 청소년들은 고교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입시 제도로 인해 고등학교에서 협력보다 경쟁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교육을 받으며 자라고 있는 사실이 안타깝다.

 

‘논어’에 섭공이라는 사람이 공자에게 정치의 근본을 묻는 대목이 나온다. 자고 나면 백성들이 자꾸 줄어드는데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공자의 답은 간단하다. 근자열원자래(近者悅遠者來). 자기 백성을 기쁘게 하는 정치를 하면 먼 나라 백성이 찾아오게 마련이라는 말씀이다. 지방자치시대인 지금은 시장, 군수도 선거로 뽑는다. 시민을 기쁘게 하고 기업하기 좋은 행정을 하는 것이 사람도 기업도 끌어들이는 상책이 아닐까? 우리 모두 먼 데 신경 쓰기에 앞서 내 가족, 내 주변 사람부터 기쁘게 하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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