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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대, 정상화 통해 희망 만들어야

▲ 이용호 국회의원

지난 달 교육부의 서남대 의대 폐과안 발표 이후, 전북 전체가 이를 막기 위한 움직임으로 연일 분주하다. 전북 시·군의회의장단협의회는 건의문을 채택해 “이는 전북도민과 9만여 남원시민을 무시하는 일”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남원시의회는 교육부 앞에서 한 달 째 릴레이 시위중이다. 서남대교수협회와 각종 시민단체 또한 서남대 의대 존치를 위해 사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회 차원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필자를 비롯한 10명의 전북 국회의원 전원은 교육부 발표 직후 서남대 의대 폐과 반대 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전북 국회의원 전체는 이 문제에 초당적으로 힘을 모으겠다는 입장이다. 최근에는 전남이 지역구인 박지원 원내대표까지도 폐과를 막는 데 지원사격 해줄 것을 약속했다.

 

서남대 의대는 균형발전의 상징

 

왜 설립자 비리로 얼룩진 부실대학의, 폐교도 아닌 폐과를 막기 위해 이토록 애를 쓰는가? 혹자는 핌피(PIMPY)의 전형이라 곡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단순 지역이기주의는 아니다.

 

이번 서남대 의대 폐과안 발표가 논란이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교육부의 발표 방식이다. 교육부 발표는 서남대 구(舊) 재단이 내놓은 자구계획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서남대 구 재단은 이홍하 설립자가 이사장이다. 그는 횡령과 비리로 서남대를 쑥대밭으로 만들었으며 대학경영의 부실을 야기한 장본인이다. 그가 구속된 후 약 2년 동안 관선이사가 엉망이된 서남대를 수습 중이었다. 그런데도 교육부는 현 이사진의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 않은 채, 학교 위기의 원인제공자가 내놓은 계획을 여과 없이 그대로 통보한 것이다.

 

서남대 구 재단은 대학 정상화 논의에서 빠지는 것이 맞다. 그들의 제안을 수용하는 것은 그간 대학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힘겨운 정상화 노력을 짓밟는 행위다. 다행히 이준식 교육부총리 겸 장관은 얼마 전 필자와의 간담회 자리에서 “지난 발표는 여러 안 중 하나이며, 아직 결정난 것이 아니다”라고 밝힌바 있다. 당시 배석한 교육부 고위관계자 또한 지난 발표의 방점이 폐과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는 전북에서 서남대 의대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는 것이다. 서남대는 전북 서남권의 유일한 종합대학이기도 하고, 의대를 통해 우수한 학생을 유치시켜 나름대로 자부심을 안겨주는 효자 노릇을 해왔다. 여태까지 지역 발전 사업에 소외감을 느껴온 전북도민에게 있어 서남대는 균형발전의 상징인 것이다. 서남대를 살리자는 그들의 외침은 결코 학교 주변 원룸과 택시를 살리자는 지엽적인 얘기가 아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듯 서남대의 대부분 단과대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의대가 없었다면 더 힘들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의대 없는 서남대는 생각할 수 없고, 동시에 의대만이 서남대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 서남대가 지속가능한 대학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의대 중심 대학으로 개편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현재 서남대는 재정기여자인 명지의료재단과 예수병원 컨소시엄이 정상화 방안을 제출한 상황이다. 여기에서 학생을 비롯한 학교 구성원, 전북도민이 동의할 수 있는 희망적인 자구안이 도출되길 바란다.

 

충분한 검토 없이 폐과 시켜선 안돼

 

부실대학이라 해서 충분한 검토 없이 폐교시키는 전례를 남겨서는 안 된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무고한 학생들과 지역사회로 돌아가게 돼 있다. 정상화를 위한 여러 가지 대안을 마련해내는 것이 우선이다. 그 후 종합적 판단과 투명한 결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각계각층의 많은 이들이 힘쓰고 있는 만큼 기대해볼만 하다.

 

△이용호 의원은 전주고·서울대를 졸업한 뒤 경향신문 기자와 국무총리실 공보비서관을 지냈으며 현재 국민의당 원내대변인 겸 공보부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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