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적은 내가 더 먹었는데 자기 나이가 더 많다며 얼굴에 가위를 던졌다니까. 마음 같아선 처벌받게 하고 싶지만 시골에서 그럴 수도 없고…”
인심 좋은 시골마을 이장과 면을 대표하는 이장협의회장이 집 나이와 호적 나이를 두고 심한 다툼을 벌이다 흉기까지 등장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사건은 지난달 25일 익산시 이·통장 한마음 체육대회가 열린 뒤풀이로 거슬러 올라간다.
익산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이날 체육대회에서 낭산면 이장단은 즐거웠던 체육대회의 여운을 담아 마을의 한 식당에서 뒤풀이를 시작했다.
식사와 술자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될 무렵 이장 A씨(61)와 이장단협의회장 B씨(60)가 나이를 두고 옥신각신했다. B씨는 호적은 내가 어리지만 실제 나이는 A씨가 어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씨는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많아야 동갑이라며 말다툼이 시작됐다.
말다툼은 금세 욕설로 번졌고, 그 사이 B씨가 무언가를 집어 A씨에게 던졌다. 식당 테이블 위에 있던 가위였다.
누가 말릴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가위에 이마를 맞은 A씨의 윗옷이 피로 물들 정도로 많은 출혈을 보였고, 한 차례 더 다툼이 이어진 뒤 A씨는 병원에, B씨는 출동한 경찰차에 실려 가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A씨는 상처가 그리 크지 않아 몇 바늘 꿰매고 귀가했지만 자칫 다른 부위에 맞았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흉기를 집어던진 B씨는 결국 경찰 조사를 받게 됐고 조사결과에 따라 처벌도 불가피한 상태다.
환갑에 다다른 이들이 ‘집 나이와 호적 나이’ 때문에 씻지 못할 마음의 상처는 물론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하는 안타까운 처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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