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간 신뢰·정 나눠야 도민들 행복점수도 높아 / 지역 공동체 활성화해야
이웃집과 잘 지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아파트 등의 공동생활이 쉽지 않다. 층간 소음으로 위아래집이 다투고, 아랫집으로부터 올라오는 담배 연기가 여간 신경 쓰이게 만든다. 이뿐이 아니다. 이웃집 개짓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갑자기 달려드는 이웃집 개에게 공격당하기도 한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이웃과 같이 타도 서로가 데면데면하고 엘리베이터에 같이 있는 시간이 상당히 불편하고 어색해진다. 이러니 이사 떡 돌리기, 이웃집 방문, 이웃과 음식을 나눠먹거나 물건을 빌리는 일, 이웃과 서로 돕기 등은 언감생심일 뿐이다. 이제 이웃사촌은 사전에서나 찾아보게 되었다.
필자가 지난 8월 전북도민 500명을 대상으로 이웃과 얼마나 잘 지내는지를 조사하였다. 조사결과를 살펴보면, 먼저 지난 1년 동안 이웃집을 방문한 비율은 44.0%에 불과하였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이웃집과 음식이나 물건을 빌리거나 빌려준 적이 있는가”를 물어본 결과 전체 응답자의 45.3%만이 있다고 하였다. “지난 1년 동안 이웃집 일을 도와주거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가”에 대해서는 41.4%만이 그렇다고 하였다. 수도권에 비해 농촌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우리 전북지역에서 이웃과 가까이 지내는 비율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조사결과는 이웃공동체 의식이 거의 실종되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이처럼 우리 전북지역의 이웃공동체의식이 나날이 약해지는 것과는 반대로 도민들의 행복점수는 해마다 높아져가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하겠다. 이번 조사에서 도민들의 행복점수는 2011년 백점 만점에 61.7점, 2015년 66.6점, 2017년 69.9점으로 6년 전에 비해 8.2점이 높아졌다.
물론 절대적인 행복점수가 높은 것은 아니지만 해마다 도민들의 행복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다. 계층별로 보면 여성(71.0점)이 남성(68.9점)보다, 종교를 가진 사람(71.3점)이 무종교자(68.1점)보다, 학력이 높을수록 행복도가 높았다.
연령별로는 50대(71.8점)가 가장 높은 반면에 60대 이상(67.5점)이 가장 낮았다. 직업별로는 공무원이 79.4점으로 가장 높았다. 역시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인 모양이다.
그러면 이웃과 교류도 잘하고 지역문제에도 관심을 갖는 등 지역생활을 잘하는 것과 행복점수 간에 관계가 없을까? 이번 전북도민의식조사 데이터를 가지고서 회귀분석이라는 고등통계를 사용하여 개인의 행복점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해보았다. 그 결과 연령, 교육수준, 직업, 결혼여부, 거주지역의 도시화수준 등은 개인의 행복점수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였다.
반면에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행복점수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밝혀졌다. 이어서 ‘지역사람들에 대한 신뢰성’이 두 번째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웃집 방문, 이웃집과 음식이나 물건 빌리기, 이웃집과 도움주고받기 등은 행복점수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 지역생활을 잘할수록 행복해진다. 지역사회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웃들을 신뢰하고, 화목하게 지내면 자연스럽게 개인의 행복도가 높아진다. 이웃 간에 정 많고 살갑기로 소문난 우리 전북지역의 공동체의식이 사라져가는 것이 안타깝다. 이웃에 대한 관심, 스킨십을 높이고, 이웃들이 같이 어울릴 수 있는 장이 필요하다.
행정기관과 민간단체 등이 앞장서 각종 봉사, 취미활동, 친목 모임과 프로그램들을 활성화시켜 지역공동체의식을 높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도민들의 지역생활 행복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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