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2-20 07:36 (Sat)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전북칼럼
일반기사

여유시간이 만들어주는 행복한 삶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 나누고 봉사하는 일은 / 행복한 삶 만드는 지혜

▲ 이기선 전북도 자원봉사센터장

추억 속 과거로 시곗바늘을 돌려보았다. 책가방을 둘러메고 찾아간 전매청 담배 생산공장에서 본 직원들의 손놀림이 신기해 보였다. 한 손에는 담뱃갑을 쥐고 반대 손으로는 20개의 궐련을 정확히 집어 포장해내는 능숙한 솜씨는 일하는 시간을 몇 배로 단축하고 있었다.

 

다음 찾아간 은행에서는 돈 보따리를 쌓아놓고 한 뭉치의 돈을 꺼내어 부챗살처럼 돈을 펴서 세는 행원들의 모습과 주판알을 정신없이 튕기다 때로는 암산으로 엄청난 숫자를 계산해 내는 천재들이 있었다.

 

농촌에서는 일손이 부족하여 코흘리개 어린 초등학생들까지 노력 봉사에 동원되어 모심기와 벼 베기를 하는 모습을 농번기에는 어디서나 볼 수 있었다.

 

다시금 시곗바늘을 현재로 돌려놓았다. 전매청 생산라인에서 볼 수 있었던 숙련공의 모습과 빠르게 돈을 세고 암산을 하는 은행원, 모내기를 위해 동원된 초등학생들의 모습은 우리 곁에서 자취를 감췄다. 시대의 흐름을 따라 만들어진 기계, 전산, 자동화가 일하는 시간을 빼앗아 적게는 서너 배에서 수천 배 이상을 단축시켜 버렸기 때문이다.

 

시간은 상상 이상으로 압축되어 그만큼 남아있어야 하는데도 여전히 사람들은 더 바쁘다. 왜 그럴까? 더 많은 것을 얻어 내기 위해 남은 시간을 아니 그 이상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돈이든 재능이든 더 얻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믿음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문명의 이기로 태어난 기계나 전산 자동화가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면서 우리는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공동체 대신 자기 자신과 가족만을 위한 시간을 쓰게 되었고 그 결과 공동체 중심에서 차츰 멀어지게 되었다.

 

천금 같은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쌓여도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지 못하는 삶이란 얼마나 우울하고 고독한가. 자기 자신만을 만족시킬 뿐, 주변의 이웃에게는 아무런 울림도 주지 못하는 시간과 여유에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기계와 전산 등에게 넘겨진 노동을 굳이 인간이 다시 가져올 필요는 없다. 그로 인해 얻어지는 편리함과 여유로운 시간을 소중하게 쓰려고 한다면 ‘개인’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다시 공동체의 마당으로 돌아 가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어쩌면 공동체의 마당에는 우리가 잊고 살았던 행복한 삶의 가치와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무엇인가가 선물처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의 압축으로 인하여 얻을 수 있었던 돈과 재능 그리고 권력 등은 영원할 수가 없다. 시간의 흐름 속에 이 또한 서서히 그 자취를 감추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 소중한 시간을 무엇을 위해 써야하는가에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누구에게나 하루 24시간이 똑같이 주어진다. 그것은 과거나 현재나 똑 같다. 시간의 압축을 통하여 얻어진 돈과 재능 등을 어떻게 써야 가장 값있게 쓸 수 있을까? 우리 주변에는 배고픔에서 벗어나고픈 사람, 배움의 양식이 더 필요한 사람, 더불어서 함께 하고픈 외로운 사람 등 돈과 재능 등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는 나만이 아닌 이것들을 필요로 하는 이웃과 공동체를 위해 나누고 봉사하는 일에 투자하는 것이 자신을 위해 최대의 행복을 만들어 내는 지혜라는 생각을 독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