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희로애락은 시간이 지난 뒤에 그 맛을 알 수 있어
아름다운 석양도 그럴듯한 구름떼들을 만나야 곱게 물들어진 붉은 노을이 되고, 계곡을 흐르는 물방울들도 높다란 절경을 만나야 웅장한 폭포수를 이루는 것처럼 우리들 인생도 좋은 일, 즐거운 일, 궂은 일, 때로는 슬픈 일들이 오버랩 되면서 쓴맛과 단맛이 어우러진 삶을 이룬다.
바다 위를 힘차게 가로지르는 젊은이들의 요트 경주는 ‘자유’와 ‘도전’의 상징이듯, 삶도 때로는 변함이 있어야 짜릿한 맛을 느낄 것이다.
20세기는 여성들의 위상이 재정립된 시기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세기의 길목에서 야무진 여성들이 곳곳에서 평등을 외쳤기에 세상을 바꿔놓았는가 하면 남성들의 어깨는 갈수록 움츠러들고(?) 있는 것 같다.
케네디 대통령(35대)의 ‘달 위를 걷게 하겠다.’는 계획에 의해 1969년 7월 21일, 인류 최초로 토끼를 만나러간 닐 암스트롱이 ‘바위로 뒤덮인 달’ 표면의 고요한 바다에 첫발을 내딛을 줄을 그 누가 알았던가. 천재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을 감탄과 놀램으로 살아가고 있다.
빠른 템포로 변화해가는 세태에서 ‘헬리콥터족’, ‘메이비족’들이 늘어나면서 한편으론 괴로움을 호소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사소한 일에도 스스로의 판단에 의한 결정을 쉽사리 내리지 못하고, 엉거주춤 망설이다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결정 장애를 겪으며 세상을 사는 젊은이들, 그들의 머나먼 장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 ‘메이비족’이란 용어는 독일의 저널리스트 ‘올리버 예게스’의 저서 ‘결정 장애세대(Generation maybe)’에서 처음으로 쓴 단어로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나 컴퓨터와 스마트폰과 친숙해진 세대들을 일컫는다. 그들은 넘쳐나는 정보와 풍요로운 기회 속에서 ‘예’ 또는 ‘아니요’ 대신 ‘~한 것 같아요.’ 또는 ‘글쎄요’라는 애매한 대답을 일삼는 특징을 가진 사람들을 가리킨다.)
사람이 철이 든다는 것은 계절의 의미를 몸과 마음에 익혀 그 흐름을 알아간다는 것이다.
우리들은 철이 들면서 주위환경의 영향을 받아 자신의 인생을 아련하게나마 설계하면서 성장해간다. 설계된 인생의 성패는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운명의 갈림길이 될 수도 있다.
벅찬 세상살이가 때로는 꿈길이었으면 좋으련만 하고 엉뚱한 상상을 하면서도 이튿날 눈을 뜨면 모든 것들을 잊고 또다시 열심히 뛰어다닌다.
불가(佛家)에서는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행위마저도 업이고 고뇌라 정의한다. 즐거운 감정이 고뇌보다 더디게 느껴지는 것은 불의에 저항하기보다는 유혹에 저항하기가 더 어렵다는 이유와 같다.
웬만한 절제력으로는 이길 수 없는 유혹의 달콤함에 욕망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라 할 수 있으나, 안타깝게도 인생에게는 삶의 지름길이 없다.
사랑의 갈증으로 애를 태운 이광수의 소설 ‘꿈’의 주인공인 ‘조신’스님처럼 우리들의 이야기도 어쩌면 일장춘몽이다.
아무리 급변하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그 기본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길이 있듯이, 삶의 희로애락도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그 맛을 알게 된다.
엘리엇이 읊은「황무지」의 시처럼 4월이 아무리 잔인하다 할지라도 생명의 미소를 머금은 꽃잎들은 서서히 고개를 내밀어가고 있다.
거칠고 사나운 기운으로 가득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보름달을 바라보며 누군가를 그리워하면서 외로움에 젖는 여린 감정을 가진 그들도 어쩔 수 없는 인간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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