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양병설’교훈 되새겨
훈련된 자원봉사자 육성
도민들 적극적인 동참을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의 냉전 기류가 화해의 무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6·25전쟁을 기점으로, 아니 그보다 앞서 좌·우익의 대립으로 극심한 갈등을 보이며 분단으로 내몰았던 해방 이후를 시작으로 보면 70년 만에 찾아오는 진정한 한반도 평화의 시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4·27판문점 회담에 이어 2차 남북정상회담, 그리고 얼마 전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으로 연결되는 숨 가쁜 평화의 릴레이가 우리 민족은 물론 전 세계인들을 기대감으로 들뜨게 하고 있다.
국제 정세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시시각각 희비가 교차하는 가역적인 상황이 전개된다.
그렇지만 한반도의 평화는 이제 더 이상 멈출 수 없는 세계사적인 거대한 물줄기에 편승해 도도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조심스런 예측을 해 본다.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이뤄지게 되는 것은 아마도 인적·물적 자원의 교류일 것이다.
우선 현실화 되는 것은 우리가 경험했듯이 남북 사이의 제한된 관광의 허용과 특별한 구역 안에서 진행되는 경제적인 교류가 실험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생각해 보면 분단 이후 교류가 끊겼던 여러 분야에서 남북한이 손을 맞잡고 해야 할 일은 너무나도 많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생활 속에서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것이 자원봉사가 해야 할 일이다. 지금 우리의 자원봉사활동은 이미 국내의 문턱을 넘어 해외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이제 자원봉사활동이 필요한 북한을 향하여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북한을 돕겠다고 개인이 나설 수는 없다. 체계적이면서도 도움을 받는 상대의 감정을 다치지 않고 효과적으로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축적된 경험과 다양한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단계에서 봉사단체가 준비해야 할 것은 자명하다. 체계적으로 훈련된 자원봉사자들을 미리 양성하는 것이다. 준비가 되지 않으면 정작 필요한 시점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임진왜란 전 나라를 방어하기 위해 제기되었던 ‘십만양병설’을 되짚어 보는 것은 지금 시점에 의미가 있다. 평화로운 시절에 미리 환란에 대비하자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북 평화시대를 대비해 자원봉사자들을 미리 양성하자는 것은 평화로운 시절에 미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하자는 것이니 다시 강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현재 전북에는 49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등록되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면서 모자람을 채워주는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특히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다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에서 조력자 역할을 함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남북평화의 시대를 대비한 자원봉사자의 역할을 우리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다. 그러기에 철저한 준비가 요구된다. 아주 작아 보이지만 준비한 것과 준비하지 않는 것의 차이는 ‘십만양병설’의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
우리 전북도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자원봉사자 전문 인력 양성’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이는 남과북 평화의 시대에 대비하여 임진왜란 전 다가올 조선의 운명을 지키기 위해 10만 양병을 주장했던 것처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중의하나가 잘 훈련된 자원봉사자를 미리 확보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도민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협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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