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익산의 암 마을이 화제에 올랐다.
이 마을 가까이 웅포는(곰개나루)는 비단같은 금강 줄기의 포구이다. 고조선이 망하고 기준 임금이 왔다는 어래산,기준의 공주가 머물렀다는 공주산이 있고 입점리에는 한성백제 후기 또는 웅진백제 초기의 왕족이나 실력자의 무덤군이 있다.옆으로 길게 뻗은 모양이라 ‘장점마을’이라는 이름의 한적한 조용한 시골로 99여명의 주민이 살았는데 몇 해 전부터 ‘암 집단발병 마을’로 지목돼 언론을 탔다. 20일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에 의하면 주민들 중 22명이 암에 걸리고 14명이 사망했고 생존자는 투병 중이며 원인은 연초박의 불법적 가공으로 인한 발암물질의 배출이라고 했다.
이 마을의 비극은 2001년 (유)금강농산이라는 비료공장이 들어오면서 시작하였다.
공정은 담배 찌꺼기(연초박)을 잘게 부수고 가열,건조하여 비료를 만드는 것이다. 공장 가동 후 마을에는 불쾌한 냄새가 진동하고 밤이 되면 더했다. 악취가 심할수록 연기도 자욱했다. 주민은 “밤에 공터에 나가면 내가 구름 위에 있는 느낌이었다”고 하고, 한 아이는 일기에 “숨을 쉬고 싶어요.”라고 썼다 한다.
이러한 찌꺼기들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고 각종 맹독 물질과 발암 물질이공기를 통하여 그리고 불법매립으로 지하수에 녹아들어 주민의 건강을 심각하게 악화 시킨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수차례 익산시와 전라북도에 민원을 제기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이후 집단 암 발생 사건이 언론에 올라오자 뒤늦게야 악취방지법,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16건을 적발하고 공장 대기배출구에서 특정 대기유해물질인 니켈,리신 등을 검출했다.
금강농산의 불법행위는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였고 일차적 책임이 있다. 회사는 이미 폐업하였지만 민.형사적 책임을 져야한다.그렇다고 관리 감독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행정기관 또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KT&G라는 회사는 본래 정부에서 담배와 인삼을 제조,판매,유통을 전담했다. 전매청,한국담배인삼공사로 이름이 바뀌고 2000년을 전후로 인삼과 담배의 전매권이 폐지되었다. 2002년 12월 KT&G로 변경하여 민영화 되었다. 회사의 발표에 의하면 2018년 매출액은 4조4700억여원, 영업이익은 1조2500여억원을 내는 대기업이다.
KT&G는 경영방침이 “바른 기업, 함께하는 기업,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로 적시되어 있다.
투병중인 연로하신 분들은 삶이 막막하다.마침 원광대병원과 익산시 의사회가 주축이 되어 의료인과 기업인들이 참여하여 이분들을 돕기위한 자선 골프대회를 개최하여 성황리에 마쳤고 원광대 병원에서는 지속적인 진료를 맡는다는 흐뭇한 소식이다.
지자체 역시 적극적인 도움이 있으리라 본다.
다만 문제는 KT&G이다.회사의 말대로 허가받은 업체에 처리를 맡겼기에 책임이 없다면 경영방침은 너무도 위선적이다.이 회사는 담배가 기호식품이지만 생명을 담보로 큰 이익을 남기는 영업이기에 도덕적으로 무거운 책임의식을 가져야한다.또한 차제에 연초박을 자체 처리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담배연기 없는 사회의 건설’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고있으며, 선진국들은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담배를 독극물로 규정하고 흡연을 반사회적 행위로까지 간주하는 추세에 있으며, 강도 높은 입법과 대책으로 흡연규제를 강화시켜 나가고 있다.
국가는 담배를 계속 생산할 것인가? 아니면 태국과 같이 강력한 금연정책을 할 것인가?
/백진현 전북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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