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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없는 나라에 살고 싶으세요?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조세부담율은 20%정도로 OECD평균인 25%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하지만 더 걷으려고 하는 정부와 조금이라도 덜 내려고 하는 국민들의 다툼은 눈물겹기만 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세금이 없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남태평양의 북동쪽에 위치한 울릉도의 1/3정도 크기인 인구 1만명이 채 안되는 이름조차 생소한 나우르 공화국이란 나라가 있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알바트로스의 천국이었던 나우르공화국은 19세기 초에는 가난한 나라였으나 알바트로스의 배설물이 쌓여서 인광석이 되고 인광석이 비료 및 화학약품의 중요한 원료가 되자 한순간에 부유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인광석으로 인해 국고가 넘쳐나자 정부는 세금을 없애버리는 것은  물론 병원비 및 교육비 무료, 결혼하면 주택제공 등 소설에서나 나오는 지상낙원이 되었습니다.

미국과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내외이던 80년대에 이미 국민소득 2만달러 였으니 지폐를 휴지로 사용할 만큼 부유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국민들은 호화스런 주택과 고급외제차 등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고 인광석 채취 등 힘들고 어려운 노동활동은 외국인 이민자들이 대신하게 됩니다.

하지만 알바트로스가 멸종위기에 처하고 부의 원천이었던 인광석이 100년 동안의 무분별한  채굴로 인해 생산량이 감소하자 국가재정은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국민들은 호화로운 생활을 계속 하였고, 국고가 바닥나자 정부는 재정지출을 줄이는 대신에 돈을 받고 테러리스트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거나 검은 돈을 세탁해주는 등 불법적 행위도 서슴지 않았고 결국 2001년 9.11테러이후 테러리스트의 은신처로 낙인찍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되고 정부는 파산하게 됩니다.

나우루 공화국의 몰락은 자원고갈이라는 비극 이면에 국가재정의 근본이 되는 세금이 없었고 조세를 통한 균형재정에 대한 의지도 실천도 없었다는 점에서 국가와 조세와의 상관관계에 대한 좋은 사례가 아닐까 합니다.

/노인환 한국세무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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