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7월, 자택에서 A 씨 숨진 채 발견
목에 흉기 찔려 과다출혈로 숨져
저항하던 중 폭행도 당한 것으로 파악돼
2003년 7월13일 일요일 오전. 충실한 신도였던 A씨(47·여)가 교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평소 단 한 번도 교회에서 기도를 빼먹지 않았던 그였기에 신도들은 이를 이상하게 여겼다. 한 신도가 A씨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발신음만 들릴 뿐 A씨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신도는 즉각 군산 산북동의 한 아파트에 살고있는 A씨를 찾아 나섰다. A씨의 출입문 손잡이는 잠겨있지 않아 손쉽게 열렸다. 자연스레 A씨 집에 들어갔지만 뜻밖의 모습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A씨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있어서다. 신도는 다급한 나머지 집 전화기를 이용해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이 사건현장에 도착하기 전 이미 많은 사람들에 의해 현장이 엉망이 돼 있었다.
부검결과 A씨는 목 부의를 흉기에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목 부위 외에도 구타 흔적도 발견됐다. 숨지기 전 저항의 흔적이었다.
경찰은 아파트 구석구석을 훑어보다 260㎜ 발자국을 거실과 안방 등 2곳에서 발견했다. 엉망이 된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단서였다.
경찰은 족적을 채취해 최초 신발 문형 감식을 국과수와 서울·부산 신발협회 등에 의뢰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메이커 신발은 아닌 것 같습니다.”
신통치 못한 답변을 받은 경찰은 A씨의 자금에 대한 추적을 펼쳤다. 그러던 중 1억5000만원 상당의 금액이 입금된 타인명의로 된 12개의 통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00년 A씨의 남편이 교통사고로 사망했을 당시 받은 보험금이었다. 경찰은 즉시 보험금을 노린 계획범죄를 의심, 주변인물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또 친분관계가 없을 경우 아파트 문을 열어주지 않는 A씨의 성격으로 볼 때 평소 안면이 있던 누군가가 집을 찾은 뒤 대화를 나누던 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내다봤었다.
하지만 그간 A씨는 특별히 돈 벌이가 없고, 이것을 이용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약간의 성의정도의 이자를 받아온 점, 집안에서 통장이 없어지지 않고 인출이 되지 않았던 점을 토대로 보험금을 노린 살인이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렇다 할 증거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채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법률사무소 한아름 박형윤 대표 변호사는 “A씨 주변의 인간관계와 금전거래 하는 과정에서 채무자들과의 분쟁은 없었는지, 돈이 있는 걸 알고 있는 사람, 가족 내에서 돈을 빌려달라고 하거나 분쟁이 없었는지 파악해야 한다”면서 “당시 외국 신발은 수입을 해왔다는 것인데 족적에 따른 무늬를 토대로 어디 제조사에서 언제 생산했고, 수입·판매경로를 지금이라도 추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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