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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뻔한 ‘천사 성금’, 전주 노송동 품으로 돌아오다

완산경찰, 2일 오전 천사 성금 6016만 3510원 전달
성금 절도 사건 발생 4일 만에 노송동주민센터로 돌아와
경찰 “시민 제보 덕에 선행 지속할 수 있어, 시민들께 감사”

2일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도난당했던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을 세고 있다. 조현욱 기자
2일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서 직원들이 도난당했던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을 세고 있다. 조현욱 기자

20년간 남몰래 지켜온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의 따뜻한 선행이 2일 원래의 자리인 노송동주민센터 품으로 돌아왔다. 성금 도난 사건 발생 후 4일 만의 귀환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는 천사 성금이 돌아온다는 소식에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주민센터 초입에 있는 천사기념관 앞에는 천사 성금 집계를 위한 테이블이 비치되어 있었고 테이블 위에는 지폐계수기가 놓여 있었다.

직원들은 긴장한 표정을 보이며 주민센터 내부를 돌아다녔고 일부 직원들은 주민센터 입구를 계속 바라보며 초조해하기도 했다.

얼마 뒤 전주완산경찰서 직원들이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갔던 그대로의 성금이 담긴 A4 복사 용지 상자를 들고 주민센터로 들어왔다.

이에 주민센터 직원들은 환하게 웃으며 올해로 20년째를 맞이하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을 반겼다.

전주완산경찰서 측의 협조와 함께 전주노송동주민센터 직원들의 성금 개봉이 진행됐다.

A4 복사용지 상자를 열자 천사의 따뜻함이 담긴 ‘소년소녀가장 여러분 힘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적힌 A4 용지가 맨 위에 있었고, 그 밑으로 노란 돼지저금통과 5만원권 지폐 다발이 차례대로 나왔다.

노송동주민센터 직원들의 안도의 한숨과 함께 진행된 천사 기부 금액 집계 결과 5만원권 100장 묶음 12다발과 500원 짜리 동전 191개, 100원 짜리 동전 659개, 50원 짜리 동전 23개, 10원 짜리 동전 96개 등 총금액 6016만 3510원이었다.

2000년 4월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20년간 진행된 천사의 선행 누적 금액은 모두 6억 6850만 4170원이다.

천사가 보내준 성금은 사랑의 공동모금회로 전달돼 천사의 뜻에 따라 지역 소년·소녀 가장들을 위한 방한복 등 구매에 사용될 예정이다.

특히 얼굴 없는 천사는 이번 도난 사건으로 인해 자칫 앞으로 기부가 중단될 것을 우려하는 시민들에게 앞으로도 기부를 지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최규종 전주시 노송동장은 “우여곡절 끝에 천사 성금이 반환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도난 사건 이후 천사와의 통화에서 기부 중단 우려에 대해 ‘아들을 통해서라도 앞으로도 선행을 계속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5290여 세대가 천사가 주신 성금 덕에 수혜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많은 세대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기대돼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영근 전주완산경찰서 형사과장은 “시민들의 제보 덕분에 천사의 선행을 지킬 수 있었다”며 “다시 한 번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오전 성금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를 받고 있는 A씨(35)와 B씨(34)는 지난 1일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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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승현 esh1578@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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