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1:23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감염병 시대의 뉴노멀(New Normal), 동학 정신에서 해법을 찾는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코로나19 여파가 역설적이게도 우리에게는 국격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 스스로가 높이고자 한 것이 아니라 세계가 우리를 그렇게 평가하고 있다. 도시 봉쇄나 인권 침해 없이 일상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 만큼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세계는 놀라워했고, 이 와중에 총선을 무사히 치러낸 것에 또 한 번 세계를 경탄케 했다. 최근 거의 모든 나라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 추세인 반면, 우리나라 확진자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 이것은 정부나 지자체의 체계적 대응은 논외로 하더라도, 전 국민의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적인 동참의 결과로 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진 부족 뉴스에 각지의 의료진이 자발적으로 대구로 집결하고, 줄 이은 성금 기탁 행렬 등이 세계인들을 놀라게 한 것이다.

그동안에도 우리는 나라가 위기로 어려울 때마다 스스로가 놀랍도록 집중·단결하는 민족성을 발현시켜 왔다. 1997년 IMF 외환 위기때는 350만 국민이 자발적으로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해 가장 단시간에 IMF를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2007년 서해안 기름유출로 수십 년간 서해 생태계는 되살아날 수 없다는 내외신 보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130만명 이상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사고발생 2년 만에 수질과 어종을 사고 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회복시켰다. 최근 코로나 장기화로 주식시장에는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맞서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사들이는 현상을 반외세 혁명인 ‘동학농민혁명’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위기때마나 나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를 위해 분연히 일어나는 민족정신은 어디서부터 기인된 것일까? 역사적으로 민중이 주도하는 아래로부터의 저항과 개혁 정신의 뿌리를 찾다보면 역사 발전의 주체로 민중이 최초로 등장하는 동학 정신과 만나게 된다. 안으로는 낡은 봉건제도를 개혁해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고, 밖으로는 일제 침략에 맞서 국권 수호를 외친 동학 정신이야말로 애국 애족정신의 표상이고 근대 민주주주의 뿌리라고 할 수 있다. 3.1 독립운동과 4.19 혁명, 5.18 민주화운동, 6.10 항쟁, 촛불집회에 이르기까지 동학 정신에 뿌리를 두고 계승 발전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가치는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재평가되기 시작했고 ‘동학란’, ‘동학농민운동’, ‘갑오농민혁명’ 등으로 불리며 축소·왜곡되어왔던 역사는 2004년 3월 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비로소 ‘동학농민혁명’이라는 정명을 찾았다. 오는 5월 11일은 동학농민혁명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최근 코로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는 진정 국면에 진입했으나 세계적으로는 아직도 확산 일로에 있어, 감염병에 대응하는 장기대책 마련이 불가피해 보인다. 동학농민혁명 기념일을 즈음한 지금은, 감염병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뉴 노멀(New Normal)’ 즉, 감염병 대응에 ‘새로운 표준’이 필요한 시기이다. 동학의 후예로서 나보다는 우리라는 공동체를 앞세우고, 현재의 진정세에 만족하기보다는 코로나 종식을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지속 실천으로 비대면 활동을 확대하는 것과 함께, 개인 생활습관과 사회관행을 개선하는 ‘생활의 과학화’를 전개해 나가는 것이 요즘 시대의 동학 정신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곽승기 전북도 문화체육관광국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