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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에도 학생의 기초학력은 중요하다

이경한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이경한 전주교육대학교 교수

기초학력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기본적인 학습능력이다. 기초학력의 개념 정의에는 다소 논쟁이 있을 수 있으나, 기초학력의 소중함 자체를 경시할 수는 없다. 최소한의 기초학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을 애써 모른 채 하거나 언어의 유희로 방기하는 것은 교육기관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직무유기이다. 기초학력이 없이는 사회구성원으로서 인간적인 삶을 제대로 살아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기초학력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학생이 사회구성원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학습능력인 기초학력에는 읽고 쓰기의 문해력과 셈하기의 수리력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8년부터 전국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수행하면서 기초학력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그 결과, 생각보다 기초학력에 미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매우 많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전북은 기초학력의 미달 비율이 타지역에 비해서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면서 기초학력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음도 사실이다. 문해력은 미래사회의 학생들이 다루는 문자, 그림, 동영상 등의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텍스트의 이해 능력으로, 수리력은 사칙연산을 넘어서 자료의 이해와 디지털 기기의 활용 능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학습자가 자신을 존중하고, 더불어 타인과의 조화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기 인식 및 관계 능력까지도 기초학력으로 요청되고 있다.

하지만 그 개념 정의를 어떻게 하더라도, 사회구성원으로 살아가는데 있어서 기초학력인 읽고 쓰고 말하고 셈하기의 위치와 중요성은 흔들림이 없다. 그러기에 기초학력은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학습 능력이다. 기초적인 이해와 쓰기 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글과 말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또한 사칙연산, 도형과 측정의 능력 없이 데이터로부터 얻은 정보의 해석과 활용 능력을 기대하기란 난망한 일이다. 아무리 초연결 사회, 초지능 등으로 지칭되는 4차 산업혁명시대일지라도, 기초학력으로서 문해력과 수리력은 모든 학습자가 학습능력을 갖추는데 있어서 필요조건에 해당한다. 이런 능력들을 갖추지 않고서는 미래사회에서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가기가 쉽지 않다.

이처럼 기초학력은 실존적인 문제인데, 전북교육청은 ‘참학력’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사용하여 (기초)학력을 추상화시키고, 더 나아가 거대 담론으로 만들고 있다. 너무도 간단한 (기초)학력을 교육철학의 이념과 교육목적을 두고서 논쟁을 펼치는 대상으로 만들고 말았다. 추상화된 기초학력은 일반적으로 받아들이는 읽고 쓰고 셈하기의 기초학력으로부터 학생들을 포함한 학부모와 지역주민을 이반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이제 기초학력이라는 실존적인 문제를 애써 외면하지 말고,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에게 관심을 더 쏟을 필요가 있다. 기초학력보장법의 제정에 대한 찬반을 떠나서 교육당국을 포함한 우리 사회 모두가 학생들이 기초학력을 다질 수 있도록 함께 발 벗고 나서야 한다. 특히 기초학력을 다지는 데는 초등학교 4학년 시기가 중요하니 그 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그리고 교육의 주체들은 기초학력을 증진시키는 데 있어서 그 출발은 읽기에 있음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경한 전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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