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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야만 간척지 담수화의 교훈

손재권 전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손재권 전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세계적 대표 간척사업인 우리나라 새만금은 1991년, 일본 이사하야만은 1989년 착공되었다. 비슷한 시기에 첫 삽을 뜬 두 지역 간척사업은 묘하게 닮아 있다. 두 지역 모두 해수유통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빚었거나 빚고 있다.

2010년 일본 후쿠오카고등법원은 5년간의 방조제 배수갑문 개방을 판결했다. 판결의 주요 요지는 방조제 배수갑문을 5년 동안 상시 개방하고, 이에 따른 환경변화의 인과관계를 밝히라는 명령이었다. 이에 일본 농림수산성은 배수갑문을 개방하지 않고, 해수유통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였다. 그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어민과 농민간의 갈등은 반복되었다.

결국, 2010년 후쿠오카고등법원 판결에 대해 9년이 경과된 지난해 대법원은 배수갑문의 개방을 주장하는 측의 상고를 기각하였으나 2020년 다시 배수갑문 개방을 주장하는 측에서 항소하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과정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만금 역시 담수화와 해수유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역민의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2020년 2단계 새만금수질개선대책에 대한 종합평가 결과에 따라 새만금호의 해수유통 여부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우리는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 상반된 의견을 수렴하여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문제점, 관련부처와 지자체, 지역민의 의견수렴 절차 등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신중히 검토해 보아야 한다. 2010년 방조제 끝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 이후 새만금은 환경적으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해수가 담수로 바뀌어가고 있고 생태계 역시 담수생태계로 변화가 촉진되고 있다. 또한, 호소 내부에서 활발하게 진행된 방수제 공사와 현재 진행중인 남북2축, 동서2축 등 대형 도로공사, 준설매립공사 등으로 인해 물의 흐름과 수질 역시 많은 영향을 받고 있다.

해수유통 여부는 또 다른 사회적, 생태적 변화를 요구한다. 그동안 장기간 추진되어온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된다. 새만금 기본계획(MP)에는 담수화를 전제로 농업용수 공급계획이 수립되었다.

따라서, 2023년에 준공예정인 새만금용지의 32.4%를 차지하는 9430ha의 농생명용지에 공급할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대안마련이 최우선적으로 명확히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지하수위 상승에 따른 토양염분농도 증가로 작물재배 및 녹지조성 제한 등 용지활용에 있어 제약요인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들도 강구되어야 한다.

이사하야만이 해수유통으로 인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여 대안을 제시하였듯이 우리 역시 새만금호에 대한 상황변화가 국가에 긍정적일지 부정적일지 사회적으로 환경적으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면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역입장에서는 새만금 개발이 지역사회의 발전으로 연계되기를 오매불망 기다리고 있다. 과거처럼 지나친 대립으로 지역사회 여론이 양분되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합리적인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이사하야만 간척지는 우여곡절 끝에 2008년 사업을 완료하고, 같은 해부터 영농을 시작했다. 아직 용수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본격적으로 농사를 짓지 못하는 새만금은 이시하야만의 사례를 교훈삼아 개발일정, 관계부처·관련기관·전문가 및 지역민간 공감대를 형성하여 속도감 있는 사업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손재권 전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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