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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한지산업육성 용두사미 되지 않도록 해야

조선시대 전국 한지의 40% 가량이 전북에서 생산됐을 만큼 한지는 전북이 자랑하는 전통유산이다. 그러나 우리의 전통한지는 현대종이와 일본의 화지, 중국의 선지 등에 밀려 명맥을 유지하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다. 한지가 고유의 정통성과 우수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지도·시장성이 낮아 업체의 노력만으로 경쟁력을 갖기에 한계에 다다랐다.

전통한지를 살리기 위해 지자체의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전주시는 전주한지산업 육성을 위해 그간 많은 공을 들였다. 올해로 24회째 전주한지문화축제를 열었고, 전주한지패션대전도 개최하고 있다. 일찍이 한지산업지원센터 조직을 만든 것도 한지 육성에 대한 전주시의 의지다. 전북지역 4대 종단의 출판물을 전주한지를 사용하도록 협약을 체결한 것은 한지 수요 창출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한지의 세계화에 눈을 돌려 세계적 박물관인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소장 문화재 복원에 사용되도록 했다.

그러나 전주시의 노력에도 한지 사용이 크게 늘지 않은 채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도가 최근 한지산업 육성 및 지원 기본계획에 대한 용역을 통해 전북 한지 육성을 위한 행정·재정적 지원 로드맵을 제시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교과·전공 편성 등 국내외 인지도를 키워 관련 시장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세계유산 등재로 유네스코·국가의 지속적인 지원을 끌어내고, 이를 통해 인지도와 위상 제고, 체계적인 보존지원, 관광 연계 효과 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도내 대학들이 한지관련 교과과정·네트워크를 구축해 인력양성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한지문화축제, 전주한지패션대전, 전북세계서예비엔날레 등 기존 한지 관련 행사 확대와 디지털 기반 한지 체험·역사관 등의 설립도 제안됐다.

한지산업 육성에 대한 논의는 그간 많이 이뤄졌다. 문제는 실행이다. 루브르 박물관 소장 문화재 복원에 전주한지를 한 번 사용한 후 후속 사업이 들리지 않는다. 전북의 4대 종단의 출판물에 실제 전주한지가 얼마만큼 사용되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전주를 넘어 전북 전체를 아우르는 한지육성에 팔을 걷은 전북도의 계획이 용두사미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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