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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희망입니다”

김사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전북지회 홍보자문위원 / 전북원음방송PD)

김사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전북지회 홍보자문위원 / 전북원음방송PD)
김사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전북지회 홍보자문위원 / 전북원음방송PD)

출근길에 대학원 다니는 큰 아들이 “올해 가장 많이 쓰인 말이 뭔지 아세요?” 묻는다. 올해 가장 많이 쓰인 말이라니, 생각해본 적도 없다. 아들이 이어 말한다. “통계는 없지만, 아마 ‘코로나 때문에’ 이 말이 아닐까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했다.

아닌게 아니라 2020년의 화두는 단연 ‘코로나’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는 순식간에 세계를 집어 삼켰다. 코로나 19 팬데믹, 우리말로 하면 대창궐이라고 할 수 있는 무시무시한 감염병은 그야말로 ‘사납고 세차게’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그나마 대한민국은 일관된 방역정책과 소통, 마스크 착용, 강력한 검진 체계 등을 통해 전 세계로부터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통제에 성공적인 나라’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코로나 19의 아픔과 피해는 만만치 않다.

사물을 인지하고 상황을 표현할 때 부정적인 언어보다는 긍정적인 언어를 사용하라고 강권해 왔는데, 코로나 만큼은 ‘덕분’이라는 은혜나 도움의 명사보다 ‘때문’이라는 까닭이나 원인임을 나타내는 말이 적절할 듯하다. 가까이에서 수많은 문화예술 종사자들이 설 곳을 잃어서 방황하고 있고 예식업을 하는 선배도 큰 타격을 입었으며 제법 안정적인 항공사에 취업해서 장밋빛 장래를 기약하던 후배 부부는 한꺼번에 퇴사당하는 충격적인 상황을 겪었다. 여행업을 하던 남편 후배는 올 들어 수입이 한 푼도 없을뿐더러 빚이 쌓여간다고 하소연이다. 가이드로 활동하던 선배는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문을 걸어 잠그고 외부와의 교제를 끊었다. 이러다 ‘나쁜 생각’할까봐 자주 안부를 타진하며 세상과 소통을 연계하고 있다.

코로나 19 때문에 건강과 희망을 잃고 정서적 불안과 공포심은 물론 경제불안의 이유로 피폐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을 생각할 때 무어라 말 할 수 없이 안타깝고 큰 도움이 되지 못해 속상하다.

코로나 19가 시작될 무렵부터, 정부 방침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며 외부 활동을 일절 자제하고 오로지 집과 회사를 오가며 건사하기에 힘썼다. 그동안 직장생활 하느라고 가족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한 것이 마음에 남아 저녁마다 없는 솜씨 동원하여 밥상을 차려냈고, 그 ‘밥 먹는 일’의 단순한 과정을 통해 그동안 평범한 일상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고 기적같은 일이었는지 복습하며 매일 감사했다. 코로나 19의 습격으로부터 평정심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그나마 가족이라는 단단한 울타리가 벙커같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때문에’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산지 어느덧 10 개월, 사회적 거리두기도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위기 관리에 익숙해진 DNA는 생존방법을 찾아 나름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구석구석 희망으로 조금씩 차오르고 있음을 느낀다. 어려움과 고난이 닥쳐도 ‘사노라면’의 가사처럼 ‘비가 새는 작은 방에서 새우잠을 자도 즐겁고, 오순도순 속삭이는 밤이 있는 한 내일은 해가 뜰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고운 님 함께라면’ 어떤 바이러스도 두렵지 않다. 그대가 희망이다. /김사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전북지회 홍보자문위원 / 전북원음방송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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