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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천사’가 있어 더 아름다운 전북

“코로나로 인해 힘들었던 한 해 였습니다. 이겨내실 거라 믿습니다.”

21년째 아름다운 기부를 이어온 ‘얼굴 없는 천사’가 지난 29일 7000만원이 넘는 거액의 성금을 전주시 노송동주민센터에 몰래 맡기면서 함께 전한 메시지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힘들었던 2020년 세밑에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과 그가 전해온 메시지가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지난 2000년 4월 시작된 얼굴 없는 천사의 누적 기부 금액은 7억3863만3150원에 달한다. 매년 소년소녀 가장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전해온 그의 뜻대로 노송동 저소득 가정의 초·중·고교 자녀들에게 장학금이 지급돼 왔고, 생활이 어려운 5770여 세대에 현금과 연탄, 쌀 등이 전달됐다.

얼굴 없는 천사처럼 전국 곳곳에서 익명 기부 천사의 선행이 우리 사회에 온기를 불어넣고 있다. 2011년 부터 수 년 동안 구세군 자선냄비에 수 억원을 기부해온 서울 신월동 주민, 14년째 매년 쌀 400㎏(20㎏ 20포)을 경남 거창군 마리면사무소에 앞에 두고 가는 익명의 기부자, 2012년 부터 매년 1억원씩 익명 기부를 이어오고 있는 대구의 키다리 아저씨 등 사회를 훈훈하게 하는 기부 천사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누구나 아름다운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은 마음이 있어도 실천으로 옮기기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세계 10위권이지만 기부지수는 중위권이다. 영국의 자선단체인 자선지원재단(CAF)이 발표한 2017년 세계기부지수 1위는 미얀마다. 어려서부터 기부 실천을 보면서 자란다는 미얀마는 GDP 순위가 세계 70위권이지만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세계기부지수 1위를 지켰다. 2017년 우리나라의 세계기부지수는 62위다.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따뜻한 손길은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시키는 값진 실천이다. 전주 노송동주민센터 화단에 세워진 얼굴 없는 천사의 비(碑)에는 ‘당신은 어둠 속의 촛불처럼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만드는 참사람입니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새해에는 밝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더 많은 얼굴 없는 천사를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전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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