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에 처음으로 조성될 계획으로 기대를 모았던 ‘반려동물 놀이터’가 다시 주민 반대와 부딪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동물친화도시를 표방하는 전주시에서 반려동물 놀이터는 반려동물 장묘시설과 함께 ‘주민 혐오시설’이 돼버렸다.
당초 전주시는 지난 2018년부터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 계획을 세웠다. 부지는 덕진공원 옆 길공원으로, 과거 대형 차고지로 쓰였다가 현재는 방치되고 있는 곳이다. 주차면적 122대와 전기·수도·오폐수시설이 이미 확보돼 최적지로 꼽혔다. 이 부지에 5억 4600만 원을 들여 반려견용 울타리와 놀이기구, 포토존, 휴식공간, 화장실을 설치하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8년 말부터 공원 인근 연화마을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쳤다.
전주시는 “이용 시간과 규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관리팀이 상주해 위생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과 함께 수차례 설득에 나섰고 지난해 주민들의 찬성을 받아내 공사계약도 추진했다. 하지만 최근 주민들이 또 다시 이의를 제기하면서 멈춰섰다.
17일 만난 연화마을 주민들은 대부분 주거지 인근에 반려동물 놀이터가 생기는 것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60대 주민은 “여기서 젊을 때부터 살았지만 이번처럼 시끄러운 적은 없었다. 저 공원에서 개를 풀어놓고 하면 냄새나고 털 날리고 할 텐데 누가 좋아하겠냐”면서 “그것도 동네 바로 앞에다 한다고 하니까 다들 싫어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80대 주민도 “예전부터 계속 마을 들어오는 길목에다가 동물들 놀으라고 공원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주민들이 다들 반대하니까 마을 통장이 시청을 여러번 찾아갔다. 개들이 짖고 볼일보고 할 일이 제일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길공원 부지 옆에서 환경정화활동을 하고 있던 어르신들도 같은 이야기를 했다.
“동네 바로 곁에 강아지 공원이 생기면 털 날리고 냄새 나고…. 바로 옆에서 사는 사람들한테 피해가 오지 않겠어요? 자동차도 많아지면 산에 왔다갔다 하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불편해지지. 개 싫어하는 사람들은 무서워서 근처에도 못 가요.”
이 같은 상황에서 전주시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현재로선 반려동물 놀이터 조성에 연화마을 옆 길공원만한 부지가 없다”며 “해마다 동물보호 교육과 동물복지정책 홍보를 해온 만큼 올해도 방역절차를 준수해 생명존중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활동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려동물문화에 대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반려동물과 함께 시민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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