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어르신들이 난타를 치고 노래하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고, 이 행복이 순창군 전체 어르신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생문동 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
지난 3월 제3대 순창군 생활문화예술동호회장으로 선임된 이훈도(72) 회장이 58개 단체 1100명의 대표가 된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복흥면이 고향인 이 회장은 20대에 광주로 나가 30여년간 유통업을 하면서 늘 고향에 대한 애틋함을 가지고 있었다.
직원을 여럿 두면서 사업은 번창하고 돈도 많이 벌었으나, 부도가 나서 사업을 접고, 무작정 고향으로 내려가서 살기로 했다.
지난 2009년 순창군 풍산면으로 온 이 회장은 ‘목원농원’이라는 식당을 경영하면서 농원도 본격적으로 운영하게 됐다.
1만909㎡(3300평)이 넘는 면적에 블루베리와 오디, 오미자 등을 심고, 염소 200여두와 닭까지 키우면서 점점 농장의 규모도 확장했다.
그러던 그는 2014년에 풍산면 생활문화동호회(이하 생문동)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했다.
생문동은 순창군 관내 생활문화예술 1100여명 동호회 단체로, 회원으로 활동중인 사람이 회장을 맡는다.
회장은 비상근이면서 활동비 하나 없는 철저히 봉사하는 직책이다.
8년동안 꾸준히 활동하면서 봉사해 왔던 그가 당연히 회장감이라는 회원들의 의견이 적극 반영되어 회장으로 추대됐다.
그는 생문동 회장뿐 아니라 풍산면 주민자치위원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도 이어갔다.
2016년에 위원장을 역임했는데 올해 또 맡아달라는 회원들의 간곡한 부탁에 위원장직을 수락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이 회장은 “이렇게 작은 면에서 문화예술을 접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런데 주민자치위원회가 생기면서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어서 주민들이 매우 행복해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풍산면 주민자치위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만 5개다. 노래교실, 난타, 품바, 요가, 그라운드골프까지 등 회원만도 100여명에 이른다.
요일별로 저녁마다 면사무소 2층 대강당에는 환하게 불이 켜지면서 면민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이 회장은 부인과 함께 꾀꼬리 합창단과 산울림난타 회원이기도 하다.
식당을 운영하면서도 저녁 7시 30분만 되면 설거지도 제쳐놓은 채 무작정 면사무소로 향한다. 취미가 같은 부부는 그래서 더 행복하다.
이 회장은 “아내의 내조가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다. 손님이 많은 날도 자기가 뒷정리 할테니 어서 가서 회원들과 같이 하라고 다그친다. 그래서 마음 먹고 활동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그는 자동차가 없는 어르신을 위해 봉고차로 매일 7~8명씩 태우고 면사무소를 향한다.
노래를 하며 행복해 하는 어르신을 보면 차량 운행쯤은 힘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해서다.
또 하나 그가 하는 일은 면사무소 강당을 관리하는 일이다. 일찍 가서 문을 열고, 마지막 모든 점검을 마친후에 문을 닫는다. 그야말로 봉사의 아이콘이다.
지역주민들에게 받은 도움을 봉사라는 이름으로 갚아나가는 이 회장이 있기에 순창의 문화예술 분야는 앞으로도 쭉 ‘매우 맑음’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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