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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앞둔 전주동물원 가보니

연인·가족들 ‘힐링’…동물복지 위한 환경 개선에 ‘시민 호응’
토요일 3000여 명·일요일 8000여 명 등 주말·휴일 1만여명 넘겨

어린이날을 앞둔 2일 주말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전주동물원을 찾아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어린이날을 앞둔 2일 주말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전주동물원을 찾아 놀이기구를 타며 즐거워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아빠 나 호랑이 보러 갈래요! 얼른 가요!”

어린이날(5월 5일)을 앞둔 2일 오전 전주동물원. 손바닥보다 작은 마스크를 쓴 어린아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아빠의 손을 잡아 끌었다. 아빠는 못이기는 척 아들의 손에 끌려갔다. 아이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용맹하게 걷는 호랑이 옆에 섰다. 아빠는 그런 아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휴대폰을 들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지난 1일과 2일, 코로나19 상황에도 불구하고 전주동물원에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많은 시민들이 찾았다.

전주동물원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대 수용객수를 5000명으로 제한해 관람객들끼리 대면을 최소화하고 관람객 모두 발열체크를 하는 등 철저하게 방역체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동물원 내에는 손을 꼭 잡은 연인들과 아이를 목에 태우고 동물원 이곳 저곳을 누비는 가족 등 다양했다.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어 얼굴 절반을 가리고 있었지만 보지 않아도 마스크 속 표정이 예상될 만큼 행복해 보였다.

친구·아이와 함께 동물원을 찾은 이모 씨(31)는 “코로나19 때문에 우울한데 돗자리 펴고 봄 날씨를 즐기고 싶어서 동물원에 왔다”면서 “비가 와서 바람도 많이 불고 쌀쌀하기는 한데 아이들이 좋아하니 괜찮다”고 말했다.

전주동물원 옆 드림랜드에도 관람객들이 모여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 줄을 서 있기도 했다.

전주동물원이 동물복지를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열악한 사육환경을 뜯어 고쳐 ‘생태동물원’화 시키고 있는데, 이 조치가 관람객 유치에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서세현 전주동물원장은 “동물복지를 위해 지난 2017년 이후부터 야간개장도 하지 않고 동물관람구역도 지정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동물사 마다 사람들의 눈을 피하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피해 쉴 수 있도록 휴식공간을 넓히고 비밀공간을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이어 “옛날에는 동물사 바닥이 콘크리트였는데 이제는 모두 흙바닥으로 바꾸고 철창을 뜯어내 최대한 동물들이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노력했더니 시민들에게도 호응을 얻어 주말 이틀간 1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고 말했다.

관람객들도 이러한 조치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가족과 함께 동물원을 찾은 강모 씨(29)는 “아이들 때문에 자주 동물원에 오는데 올 때마다 조금씩 관람환경이 바뀌는 것 같아 놀랐다”면서 “옛날에는 동물들이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에는 동물들도 행복해 보이고 관람환경도 더 쾌적해져서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밝혔다.

동물복지를 위해 동물들의 휴식공간도 늘린 탓에 웃지 못할 광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어린아이가 곰을 보고 싶어 동물원에 왔는데 곰이 곰사 안에 있는 휴식공간으로 들어가 얼굴을 안 보여줬기 때문이다.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는 울고 보채는 아이를 달래느라 진땀을 뺄 수 밖에 없었다.

아이의 아빠 박모 씨(34)는 “아이가 곰을 보지 못해서 아쉬워하기는 하지만 동물들의 복지를 위한 것이라면 아이들도 이해할 것”이라며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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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동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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