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평화동 아파트, 조경수 30여그루 고사
뿌리마다 드릴로 뚫은 흔적…고의 훼손 추정
경찰 수사 착수…국과수에 성분분석 의뢰
“누군가 고의로 그런 것 같아요. 여름에 그늘을 만들어줬는데 도대체 어떤 놈들이 그런 것인지…”
20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의 한 아파트. 아파트 입구마다 ‘목격자를 찾습니다’라는 공고문이 붙어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작성한 글이다.
공고문에는 “최근 들어 단지 내 수목이 고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확인 결과 고의로 수목을 고사 시킨 흔적이 발견됐다. 수목에 구멍을 내는 장면을 목격한 입주민은 즉시 관리사무소에 연락해달라”고 쓰여있다. 해당 아파트 곳곳에 심어 놓은 조경수들이 하나둘 말라가면서 붙은 것이다.
아파트 곳곳을 돌아다닌 결과 일부 조경수가 푸른 잎이 우거져야 할 시기임에도 앙상했다. 어린 잎을 내고 있는 조경수도 있었지만 점차 그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해당 조경수를 자세히 살펴보니 2~3㎝정도 되는 둥근 구멍이 뿌리 쪽에 있었다. 누군가 고의로 드릴을 이용해 구멍을 낸 흔적이었다. 이렇게 구멍이 뚫려 고사되거나 점차 죽어가는 조경수는 느티나무, 향나무, 메타세콰이어 등 총 30여그루.
아파트 주민들은 누군가 구멍을 내고 이물질을 넣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민 이종환 씨(65)는 “여름에 그늘을 만들어줘 주민들이 쉬는 공간의 나무들마다 모두 구멍이 뚫려 죽었다”면서 “누군가 의도적으로 구멍을 만든 뒤 이물질을 투여했다. 아파트 주민의 공공재산을 침해한 행위”라고 분노했다.
이런 조경수의 상황을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발견한 것은 지난 3일.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고의로 훼손한 용의자를 찾기 위해 전주완산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고, CCTV 분석에 나섰다.
하진호 관리사무소장은 “한 달여 전부터 이런 범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재까지 20일 정도 CCTV를 돌려봤지만 사각지대를 알고 움직인 것 같다. 반드시 용의자를 찾을 것”이라고 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조경수에 투여 된 이물질을 파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의뢰를 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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