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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렌 오작동에 화재경보시설 꺼놓은 아파트

전주시내 한 아파트 소방안전관리자가 오작동을 이유로 화재경보시설 스위치를 임의로 꺼버린 사실이 드러난 것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다. 평소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경보시설 사이렌이 자주 울려 주민들의 소음 민원이 제기된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오작동하는 화재경보시설을 고쳐달라는 주민들의 민원에 경보시설을 아예 무용지물로 만든 것은 소방안전관리자의 자격을 의심스럽게 하는 일이다.

지속적으로 울려대던 사이렌 소리가 그친 것이 화재경보시설 수리가 아닌 소방안전관리자의 임의적 작동중단 조치에 의한 것을 안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해 소방당국의 조치가 이뤄진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화재경보시설 스위치를 끄더라도 화재가 감지되면 관리사무소 내 사이렌이 울리기 때문에 충분히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오판했다는 소방안전관리자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 화재는 초기 대응이 인명과 재산 피해를 줄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큰 인명과 재산피해를 가져오는지 경기도 이천 물류창고의 연이은 대형 화재 참사에서 경험했다. 지난해 4월 이천의 한 물류창고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38명이 목숨을 잃었고, 지난 17일 이천의 쿠팡 물류센터 화재로 소방 구조대장이 진압 도중 고립돼 순직하고 물류센터가 전소되는 사고를 지켜봤다.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는 경보가 울렸지만 대피지시가 없었고, 스프링클러 작동을 막아놨다는 안일한 초기 대응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전북에서는 지난해 2223건의 화재로 69명의 인명피해와 197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전년보다 인명피해는 다소 줄었지만 화재 건수와 재산피해 모두 증가했다. 화재 발생 원인의 절반 이상이 부주의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 것은 평소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의식이 피해를 줄이는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주시내 한 아파트의 화재경보시설 작동 중지 사례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이 아파트처럼 노후되고 오작동이 잦은 화재경보시설을 꺼놓은 아파트가 더 없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도민들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소방시설 점검과 안전교육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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