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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청산해야 할 학교 내 일제 잔재물

우리 주변에 아직도 일제 잔재가 여전한 가운데 미래세대를 교육하는 학교 내에도 유·무형의 일제 잔재물이 수두룩해 청산이 시급하다.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76년이 지났는데도 일제 잔재가 버젓이 남아 있는 것은 친일파와 친일 행적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친일 행위로 득세한 친일파 후손들이 부와 권력의 대물림을 통해 해방 이후에도 우리 사회의 주류를 형성하면서 일제 잔재가 청산되지 못한 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북교육정책연구소가 전북지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친일 인물과 일제 잔재를 조사한 결과,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거나 미화·찬양하는 일제 잔재물이 다수의 학교에서 드러났다. 가장 흔한 일제 잔재로는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전통문양이 아직도 버젓이 사용되고 있었다. 학교 교표에 일제 군대 상징인 욱일문이나 일장기가 남아있거나 일본 왕실에서 사용하는 국화나 벚꽃 문양을 그대로 사용하는 학교가 21곳에 달했다. 또한 전쟁과 경기에서 승리를 상징하는 월계수 문양이 75곳, 욱일문과 일장기 국화 벚꽃 월계수 문양과 유사한 형태가 41곳, 맹수 맹금류 방패 등 군대 관련 문양이 29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일부 학교 교정에 일제의 충혼탑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으며 전주 풍남초등학교와 전주초등학교에는 봉안전 기단 양식이 있고 군산 발산초등학교에는 일본인 농장 창고가 남아있었다. 일제 잔재로 규정한 수목인 가이스카 향나무나 히말라야시다 금송을 교목으로 지정한 학교도 91곳에 달했다.

재작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북중등음악연구회 교사들이 친일 작가가 만든 교가를 전북지역 초·중·고교 25곳에서 부르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개편작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아직도 15곳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올해 안에 교체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역대 학교장이나 기관장 사진을 외부 공간에 게시하거나 차렷·경례 같은 군대식 인사 표현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의 다음세대를 교육하는 학교 내에 일제 잔재를 방치해선 안 된다.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려면 자라나는 세대들의 잘못된 교육 환경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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