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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빚는 익산 장애인시설 해결책 찾아라

혼자서는 이동하거나 밥조차 먹을 수 없는 중증장애인과 종사자들이 함께 생활하는 익산 중증 장애인시설이 오갈 데가 없는 현실은 정말 안타깝다. 오죽하면 이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거주이전의 자유를 보장해달라며 익산시청 앞에서 궐기대회까지 나서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은 우리 사회의 암울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중증장애인과 종사자 등 90여 명이 생활하는 익산 덕기동에 있는 홍주원은 건물이 낡고 균열이 가는 등 시설 노후화로 인해 안전등급 D·E등급 판정을 받아 더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에 지난해 보건복지부 공모사업 선정을 통해 이전을 추진 중이지만 지역 주민들 반발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이전 예정부지가 있는 익산 신동 도치마을 주민들은 재산가치 하락과 원룸 공실 등을 우려하며 홍주원 이전을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물론 마을 주민들 입장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익산시가 지역 주민들과 사전 협의나 설명회 없이 일방적으로 시설 이전을 추진한 것은 문제가 있다. 게다가 이 마을에는 현재 요양시설 5곳이 운영 중인 데다 장애인시설까지 들어서는 것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감도 크다. 따라서 사전에 주민의 협조나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간과한 익산시의 허술한 일 처리도 잘못됐다.

하지만 장애인시설을 혐오나 기피시설로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인식과 편견도 큰 문제다. 우리 사회는 비장애인이나 장애인 모두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다.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차별받거나 소외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 사회적 약자를 먼저 배려하고 돕고 지원하는 사회가 건강한 공동체다.

홍주원 측은 그동안 다른 대안을 찾아보려 애썼지만 역시 해당 지역 주민의 반발과 이전 비용을 지원하는 보건복지부의 사업계획 변경 불승인으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다. 이제 도치마을 인근이 아니면 오갈 곳이 없게 된다.

익산시는 홍주원에 있는 중증장애인들이 맘 놓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해결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마을 주민들도 반대 입장만 고수하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사회적 약자를 포용할 수 있는 아량을 베풀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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