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민 휴대폰 보거나 이어폰 착용한 채 자전거도로로 보행
경적 울려도 듣지 못해…시민들 사이로 자전거 위태롭게 다녀
전주시 “시민 안전 위해 자전거도로·보행로 구분 사업 진행”
전주천과 삼천 등 천변 산책로에 보행자와 자전거가 뒤엉키며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이들 천변 산책로에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가 구분돼 있지 않은 구간도 많고, 구분돼 있어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저녁 8시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전주천변 산책로. 뜨거운 낮을 피해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많았다. 산책로에는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명확히 구분돼 있었지만, 천변을 걷는 사람들 사이로 자전거들이 위태롭게 지나다녔다. 일부 시민들이 보행로에서 걷지 않고 자전거도로에서 산책을 한 탓이었다.
자전거 운전자들은 자전거도로를 막고 있는 보행자를 향해 경적을 울렸지만 이어폰을 착용하고 휴대폰을 보고 있는 보행자는 경적을 듣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이고 걷기 바빴다. 자전거 운전자들은 보행자를 따라 서행하다가 어쩔 수 없이 보행로를 가로질러 갈 수밖에 없었다.
전주천변에서 자전거를 타던 문인혁 씨(37)는 “요즘 젊은 사람들이 외부소리가 차단되는 이어폰을 착용하고 운동을 나와서 아무리 경적종을 울려도 반응을 하지 않는다”면서 “보행로가 아니라 자전거도로에서 산책할 거라면 안전을 위해서 적어도 이어폰은 빼고 걸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보행로와 자전거도로가 구분돼 있지 않은 전북도청 옆 삼천변 산책로는 더욱 위험했다.
보행자와 자전거가 모두 다닐 수 있는 산책로이다 보니 보행자와 자전거가 서로 섞여 위험한 상황이 속출했다. 기자가 직접 이곳에서 자전거 운행을 해보니 보행자와의 충돌은 물론, 자전거와 충돌할 뻔한 상황도 발생했다.
태블릿PC를 들고 이어폰을 낀 채 드라마까지 보며 산책을 하던 한 시민은 자전거가 코앞에 와 있는데도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옆을 걷던 보행자가 알려주고 나서야 화들짝 놀라는 모습도 보였다.
이곳을 걷던 시민 김모 씨(64·여)는 “이곳에서 산책을 자주 하는데 자전거 때문에 위험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면서 “다른 산책로처럼 자전거도로와 보행로를 구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주시에 따르면 현재 전주천과 삼천에 조성된 산책로는 약 47㎞. 그러나 자전거도로와 보행로가 구분된 산책로는 12.3㎞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전주천 오른편 산책로에만 조성돼 있어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는 천변 산책로에 자전거 도로와 보행로 구분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자전거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안전하게 산책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전주천 산책로뿐만 아니라 삼천 산책로도 자전거도로와 보행로 구분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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