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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의 대신 지역 살리는 공약 절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우리나라 정치에서 ‘지역주의’는 금기에 해당한다. 어느 정치인이 지역감정에 편승하려 한다면 우리는 그를 ‘구태 정치인’이라고 비난해야 한다. 지역주의는 우리 사회의 갈등을 부추기고 정치발전을 가로막는 시대착오적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을 거치며 민주당이 명실상부한 전국정당으로 거듭난 것은 망국적 지역주의와 평생을 싸운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이 혼신을 다해 노력한 덕분이다. 그러니 민주당에서의 ‘지역주의 조장’은 금기 중의 금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백제발언’이 논란이 됐다. 이 지사는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5000년 역사에서 소위 백제, 호남이 주체가 돼 한반도 전체를 통합한 예가 한 번도 없다”고 말해, 호남 출신의 이낙연 전 당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로부터 ‘지역주의 조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지사의 ‘백제발언’이 곧장 ‘호남불가론’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미 ‘영남 역차별’ 발언으로 한 차례 홍역을 치른 이 지사가 자신의 확장성을 강조하기 위해 까마득히 먼 옛날의 백제를 거론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게 호남 여론이다. 지역주의는 전쟁터의 지뢰처럼 건드리면 터지는 폭발성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 논란을 지켜보는 호남인들의 심정은 착잡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주 호남지역 방문 때 지역민심은 분노와 상처로 들썩이고 있었다.

여기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최근 대구를 찾은 자리에서 코로나19 대응 관련하여 “다른 지역이었으면 질서있는 처치가 안되고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소위 ‘대구민란’ 발언을 하여 다른 지역을 비하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그래서 지역주의에 편승해 이득을 얻으려는 퇴행적 모습이라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제 우리 유권자들의 정서에는 지역주의로 선거를 치르려는 후보자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이 자리잡았다.

지역주의는 타파되어야 하지만 지역정책에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정책대결이 지역주의를 넘어 각 지역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진검승부’가 될 것이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도 정책대결이 펼쳐져야 한다. 각 후보자의 공약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여야의 대선주자들은 국민통합, 지역균형발전, 양극화해소, 경제활력회복, 공정, 혁신, 저출생대처 등 우리 사회의 각종 현안에 대한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호남 공약도 예외는 아니다. 33.9km. 세계 최장기록으로 기네스북에 올라가 있는 새만금 방조제는 호남 민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새만금에 메디컬센터 조성, 탄소섬유 생산기지 구축을 제시했다. 정 전 총리는 ‘새만금, 군산에서 충청을 넘어 강원도까지 포괄하는 신수도권 구축’이 공약이다. 이 지사는 전북 소외 해결과 균형발전을 약속했다. 최근 새만금 사업 현장을 방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대선공약에 새만금을 포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적한 현안의 해결을 넘어 지역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 제안들을 발굴할 좋은 기회가 바로 이번 대선이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이순신 장군의 유고집에 등장하는 글귀다. 곡창지대인 호남을 왜군에게 잃는다면, 전쟁에서 패배해 나라를 잃게 된다는 뜻으로 호남의 전략적 중요성을 표현한다. 이번에도 호남민심의 선택은 중요하다. 호남은 정치적 헛구호가 아닌 진정으로 호남을 살리는 공약을 내세우는 정당과 후보를 선택하여 더 나은 미래로 전진해 나가야 한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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