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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4일 위안부 기림의날] ‘거미줄에 녹슬기까지’ 외로운 소녀상

전주 ‘평화의 소녀상’ 도금 벗겨지고 새 배변에 얼룩
안내표지 · 평화의 나비 조형물도 검붉게 녹슨 채 방치

전주풍남문광장에 설치된 소녀상이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12일 광복절을 앞두고 소녀상을 찾은 시민들이 실망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 = 오세림 기자
전주풍남문광장에 설치된 소녀상이 관리가 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12일 광복절을 앞두고 소녀상을 찾은 시민들이 실망스러워 하고 있다. /사진 = 오세림 기자

“타 지역은 소녀상에 꽃도 주고 우산도 씌워주던데요. 홀로 쓸쓸이 있는 모습이 안타까워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월 14일)을 앞두고 있지만 전주 ‘평화의 소녀상’은 관리부실과 무관심 속에서 쓸쓸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12일 오전 전주시 완산구 풍남문광장.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평화의 소녀상이 외롭게 광장을 지키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을 안내하는 안내표지는 모두 검붉게 녹이 슬어있다. 안내문구도 흐릿해져 잘 읽을 수 없었다. 2015년 이곳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울 당시 만들어진 평화비는 인근에 있는 비둘기들의 배변이 군데군데 묻어있었다. 당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위해 노력한 이들의 이름이 새겨진 ‘시민추진위원’란은 오랜기간 관리를 하지 않아 누가 참여를 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이물질로 가득했다.

소녀상 훼손도 심각했다. 소녀상 손등과 발등 곳곳에는 도색이 벗겨졌고 의자 뒤편에는 거미줄이 쳐져있었으며 의자 아래 역시 비둘기 배변이 자리잡았다.

평화의 소녀상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평화의 나비 조형물과 틀도 녹이 슬어가고 있어 관리가 전혀되지 않고 있었다.

서울에서 관광 온 이기량 씨(21)는 “며칠 뒤가 위안부 기림의 날인 것으로 아는데 전주 평화의 소녀상은 매우 외롭게 보인다”면서 “꽃 하나 없고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우산도 씌워지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염우진 씨(21)도 “외부 조형물도 녹이 슬고 새 배변이 그대로 남아 있어 관리가 전혀 안되는 것 같다”면서 “무관심이 낳은 결과 같다”고 씁쓸해 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전주시는 평화의 소녀상에 대한 관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평화의 소녀상에 관리는 시가 직접하지 않고 시민사회단체가 맡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래도 시가 현장을 살펴본 뒤 현 상황과 취할 조치를 관리단체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위안부 기림의 날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국내외에 알리고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이날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 김학순(1924~1997) 할머니가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다. 고 김 할머니는 1991년 8월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생존자 중 최초로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했다. 김 할머니의 증언 이후 전국의 생존자들이 잇따라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에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인권 문제로서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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