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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세상을 꿈꾸며

함명선 경찰인재개발원 공공안전교육센터 경감

함명선 경찰인재개발원 공공안전교육센터 경감
함명선 경찰인재개발원 공공안전교육센터 경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을 보는 것이 일상의 시작이다. ‘경찰’과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하면 각종 사건 사고 기사가 쏟아진다. 닭살이 돋을 정도로 잔인하거나 때로는 유난히 가슴이 먹먹해지며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사건들이 매번 반복해서 비슷한 유형으로 보도된다.

얼마 전 여러 글 중 유독 나에게 시선을 머물게 한 기사가 있었다. 모텔 주인이 혼자 숙박하는 여성의 숙소에 새벽 3시경 마스터키를 이용해서 침입하려다 신고 되었다는 언론보도(주인은 손님이 퇴실한 줄 알고 청소를 하려고 했다는 주장)다. 이 기사를 보면서 마음이 요동치고, 이런 범죄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에서 잠자던 투숙객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 기사는 어떤 이들에게는 ‘휴가철 의례적으로 봐오던 사건 중의 하나’라고 비중이 작게 인식되며 흉악한 강력범죄에 비해 평가 절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사건이야말로 우리 여성들을 근본적으로 옥죄는, 더 자유롭게 행동하고 세상을 향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그들의 자유의지를 원초적으로 짓밟는 중대한 범죄라고 정의 내리고 싶다.

물론 과거와 달리 여성들이 많이 용감하고, 도전적인 사람도 많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당신 가족이 홀로 여행을 계획하거나 업무차 타지로 가서 숙박을 해야 하는 경우에 걱정이 안 되겠는가. 나 역시 적지 않은 나이로써 세상사에 대해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말할 수 있는(혹은 타인들에 의해 그렇게 여겨질) 연령대가 되었지만, 타 지역으로 장기간 출장을 가야 하거나 혼자만의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심란해지고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부분이 숙소 문제다. 왜냐하면 숙박업소에서 발생한 사건사고가 자동반사적으로 떠올라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들기 때문이다.(내가 시정 장치를 잘해도 마스터키를 사용할 때는 속수무책이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더 안전하고 심적으로 편안한 숙소를 선택해야 하는데 사실 이것도 경제적인 문제와 연관된다.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으면 당연히 안전이 보장되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받는 5성급 호텔에서 숙박을 할 수 있겠지만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여건이 아니다. 이렇게 인간의 기본적인 안전 욕구조차도 ‘빈익빈 부익부’ 경제적 차별이 생길 수 있는 부분은 서글프다. 특히 젊은 친구들에게 세상에 대한 모험심을 강조하고 싶어도 내심 그들의 안전 문제가 또 다른 고민거리로 작용되는 노파심이 드는 것도 솔직한 마음이다.

TV 방송 모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가 “누군가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라고 언급한 것을 보았다. 이 말을 들으면서 “사건사고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 불시에 나에게도 발생할 수 있겠다”라고 해석했다. 여성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 안전장치 마련 등에 사회적 관심이 보다 더 집중된다면 그들이 행복하고 당당하게 생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들의 내재된 잠재력과 충전된 에너지는 사회 구조 안에서 긍정적인 에너지로 순환되며 건강한 사회 형성에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자녀, 내 후배들은 세상 어디를 가도 불안함을 갖지 않고 언제든 배낭 하나 메고 자유롭게 훌훌 떠날 수 있는 그러한 안전한 세상이 되기를 꿈꾸어 본다. /함명선 경찰인재개발원 공공안전교육센터 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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