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통문화와 문화예술, 특히 우리 소리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시설은 자타공인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다. 나아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한국소리문화전당이 개관 20주년을 맞았다. 지역 내 전통음악 명인들과 명창 그리고 콘서트, 클래식, 오페라, 무용, 뮤지컬 등 특정 장르에 국한되지 않은 다양한 장르의 상시 공연이 개최되는 곳이다. 오케스트라 공연과 오페라, 발레 등의 대형공연을 올릴 수 있는 2037석 규모의 모악당과 중소 규모의 클래식 공연이 활발하게 올라가고 있는 666석의 연지홀, 신인음악가의 귀국독주회와 국악과 판소리, 연극, 하우스콘서트가 열리는 206석의 명인홀도 준비돼 있다. 개관 20주년을 맞은 한국소리문화전당이 나아가야 할 발자취를 서현석 대표에게 들어봤다.
-2001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준비 및 예술감독을 역임한 뒤 17년 만에 대표로 다시 돌아오신 남다른 감회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개관 20주년을 맞은 저의 감회는 한마디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잘 커줘서 참 고맙다!’ 입니다. 개관 당시 예술감독으로 밤을 세우며 일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대표로서 개관 20주년을 맞이하게 되어 얼마나 큰 영광인지, 그동안 같이했던 얼굴들을 떠올리면 그저 고마울 따름입니다.
설립과정에서 우리 전당의 규모 정도면 적어도 500만 명 이상의 주민이 있어야 하는데 당시 전북인구가 200 만 명도 안 되니 너무 규모가 큰 것 아닌가 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저는 당시 예술감독으로 우리 전북의 많은 예술인들과 도민들을 만나며 확신을 했습니다. 판소리를 비롯한 다양한 장르가 있고 장르마다 내공이 깊은 예술가들이 계셨고 귀명창으로 불리는 수준 높은 관객들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기획자에게는 노다지요 황금어장이 아닌가!’ 이런 생각과 의욕을 간직한 채 떠남을 아쉬워했었던 제가 어언 스무 살이 된 전당을 보니 역시 제 확신이 맞았다 싶습니다.”
-그간 한국소리문화전당이 이뤄낸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먼저 문화예술 발전, 고객 만족과 행복, 지역사회 기여 등을 3대 핵심가치로 정하고 대한민국 최고의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발돋움, 최고의 공연·전시를 통해 문화예술의 감동을 선사, 전당을 상징하는 특화된 고유 콘텐츠 개발, 투명경영 성장경영을 통해 독립경영의 기틀 마련을 운영 목표로 삼아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와 도민들의 문화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최선을 다 해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당은 자체 기획사업 브랜드인 아트 숲이란 플랫폼을 구축하고 예술, 대중, 지역에 따라 섹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전북도민들의 문화여가생활 향상에 기여했습니다.
시대 변화에 적응하며 수준 높은 예술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예술과 대중, 새로운 트랜드를 접목한 거장전과 스테이지 윈더,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발굴하는 기획자의 눈, 지역 예술단체와의 협업 및 신인 발굴 프로젝트인 소리연리지, 소소한 행복 나눔 작은 음악회인 월드콘 등이 대표적입니다. 차별화된 문화예술콘텐츠를 개발해 도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문화예술교육과 문화로 꽃 피는 전북을 지향한 것도 그동안 일궈낸 결실들입니다. 이러한 노력은 수탁이후 코로나19 발생이전 4년 동안 연간 기획사업 추진 평균 건수 71건, 연간 기획사업 평균 관람객 6만4967명, 공연장 평균 가동률 72.6%로 나타났습니다. 재정자립도 또한 수탁기관 선정 이전 해인 2015년 32%보다 평균 7% 상승한 39%를 기록하는 등 꾸준하면서 안정적인 재정자립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공연계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당의 사정은 어떤가요?
“지난해 초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세를 보이면서 대관 취소가 잇따르고 전당 기획사업도 큰 차질을 빚으면서 공연장 가동률이 38%로 급락했습니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상황은 크게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전당은 좌절하지 않고 중앙기관 등의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올해 개관이래 가장 많은 16건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총 6억여 원의 사상 최대의 국고보조금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안정적으로 기획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전북현대모터스FC와 문화예술 발전과 스포츠 활성화를 위힌 업무 협약, 고창문화의전당 및 부안예술회관과 공연콘텐츠 공동제작·배급 업무 협약, 도내 9개 문예회관과 지역문화 발전을 위한 업무 협약, 국립발레단과 업무 협약, 전라북도국제교류센터와 글로벌 문화교류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 전주시립예술단과 문화예술 교류 업무 협약 등을 체결하며 도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확대를 위한 기반을 확충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다양한 장르의 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비대면 온라인 공연 파이팅 콘서트를 기획해 전당 유튜브인 Sori Arts TV&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무료 관람을 제공하는 등 온라인 중계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의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예향전북’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사명이 있습니다. 백조가 호수에 우아하게 떠 있도록 수면 밑에서 끊임없이 갈퀴질을 하는 백조의 발이 우리 전당 임직원들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반짝이며 성장했던 20년, 눈부시게 꿈꿔나갈 KoSAC’이 우리 전당의 표어입니다. 앞으로도 우리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임직원들은 ‘세계로 나아가는 전북문화예술의 산실이요, 문화예술의 힘으로 도민들의 행복을 증진’이라는 학교법인 우석학원의 수탁 미션을 구현하고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고창군, 부안군과 공동제작 중인 태권소리극 녹두와 같은 창작작업을 앞으로도 지자체와 협업으로 적극 추진할 것이며, 도내 전문 예술단체와 예술인들과의 공동작업과 참여를 더욱 넓혀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급변하는 공연전시분야를 지원하고 이끌어가는 전북문화예술의 중심이자 맏형으로서 영상분야, 메타버스 개발 참여는 물론 도민대상 예술교육에도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고 실속있는 해외 교류로 전북 예술계에 신선한 활력을 도모할 것입니다. 전당의 노하우를 해외에 전수하고 교류하는 프로그램도 추진하여 명실상부, 콘텐츠 뿐만 아니라 세계문화예술 발전에도 기여하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이 되도록 우리 임직원 모두 열성을 다할 것입니다.”
서현석 대표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인 서현석(66) 대표는 1955년 서울 출생으로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소극장 <산울림> 극장장, 호암아트홀에서 연극, 영화, 해외공연을 담당했으며 우리 영화 <내 마음의 풍금> , <아홉살 인생> 등을 제작했다. 아홉살> 내> 산울림>
2001년에는 한국소리문화의전당 개관 준비 및 예술감독으로 전당과 인연을 맺었으며, 이후 공연·영화·행사 기획사 ㈜조이슈즈를 설립. 서울시 <좋은영화감상회> , <세계유기농대회> , <청춘극장> , <한강 다리밑 영화제> 등을 연속 기획했다. 한강> 청춘극장> 세계유기농대회> 좋은영화감상회>
서현석 대표는 “이번 20주년 개관식 때 최초로 열린 전주시향과 군산시향의 협연은 전북이 어려울 때 화합하는 모습도 보이고 서로 나누는 그런 마음으로 오래전부터 준비해왔다”면서 “시향이 생긴지 처음으로 하는 협연이다보니 전문적인 연습공간이 부족하고 다들 바빠서 시간 맞추기 어려웠고 무엇보다 코로나19에 노출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혔다.”고 말했다.
이어 “20주년 맞은 전당을 보면 감회가 새롭다. 문화 예향의 도시 전주라는 데서 도민들 또한 문화적 유전자가 있는데 이를 대변하듯 객석을 운영할 때 다른 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객석률을 유지하고 있다”며 “직원들 역시 우리나라에서 퀄리티가 가장 높은 직원들로 스카웃 제의도 많이 들어오다. 우리 전당은 기획팀의 사관학교로 불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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