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첫 단추 잘못 낀 전주 버스전용차로’ 무용지물 전락

백제대로 · 기린대로 일대 버스전용차로 사실상 폐지
전용차로 알리는 차선은 남아 있어 운전자 혼란 초래

지난 1997년 처음 도입된 전주시내 버스전용차로가 사실상 운영되고 있지 않으면서 무용지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전주의 버스전용차로는 지난 1997년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도입됐다. 현재는 병무청 오거리에서 여의광장 사거리까지 8.4㎞, 평화동 꽃밭정이 네거리에서 서학광장까지 2㎞ 구간 등 2개 노선에 버스전용차로가 설치돼 있다.

진보당 전주시 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 전주시청 앞에서 옛 기무부대 부지 주민시설 활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조현욱 기자
진보당 전주시 위원회 관계자들이 19일 전주시청 앞에서 옛 기무부대 부지 주민시설 활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조현욱 기자

19일 오전 전주시 덕진구 금암동 일대 기린대로. 우측 1차로에 파랗게 표시된 차선이 버스전용차로임을 알려줬다. 인근 전봇대에는 ‘우측 1차로 07:30~09:30 버스전용차로’라는 표지판이 걸려있었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은 시내버스 앞으로 끼어드는 등 망설임 없이 버스전용차로에서 운행했다.

시내버스 기사들은 버스전용차로는 형체는 있지만, 실체는 없는 유명무실한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시내버스 기사는 “도입 초기에는 단속을 하는 것 같더니 몇 년 전부터는 아예 단속이나 홍보를 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첫 단추를 잘 끼워서 버스전용차로가 잘 정착했더라면 차가 막힐 일이 없기 때문에 급하게 운행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이처럼 시는 사실상 버스전용차로 운영에서 손을 뗐지만, 전용차로임을 나타내는 파란 차선은 여전히 유지되면서 시민들의 혼란은 커지고 있다.

직장인 김은수 씨(26)는 “운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버스전용차로가 사실상 폐지됐다는 것을 것을 알지 못했다”면서 “출·퇴근을 할 때 아무리 막히더라도 눈치가 보여서 버스전용차선은 피해서 다녔는데 그 시간이 너무 아깝다”고 토로했다.

다른 운전자 박병일 씨(34)는 “어차피 단속하지 않을 건데 왜 버스전용차로를 유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차라리 차선을 일반차선으로 바꾸는 것이 원활한 교통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버스전용차로가 설치된 도로 여건상 우회전하는 차로가 많아 단속을 하거나 운영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면서 “해당 민원이 꾸준히 제기돼 지난 2017년 시민위원회를 열어 버스전용차로을 일반차로로 바꾸는 논의를 하기도 했지만, 버스업체 측에서 유지하는 것을 원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까지 차선 색깔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동민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정치일반李대통령, 국회 초당적 협력 요청... “단결과 연대에 나라 운명 달려”

국회·정당“‘핵융합(인공태양) 발전’ 에너지 패권의 핵심”

국회·정당“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남원으로”

정치일반전북도청은 국·과장부터 AI로 일한다…‘생성형 행정혁신’ 첫 발

정치일반전북 ‘차세대 동물의약품 규제자유특구’ 후보 선정…동물헬스케어 산업 가속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