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6:45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일반기사

섬세한 도로안전 관리에 높은 칭찬을

류택열 전 무주교육청 교육장

류택열 전 무주교육청 교육장
류택열 전 무주교육청 교육장

국가의 주인으로서 우리는 행정의 잘못은 쉽게 발견하고 지적하면서 공무원들의 숨은 노력에 대하여는 무심하게 지나치거나 칭찬에 매우 인색하다. 특히 국민 대부분은 고속도로 등, 도로 신설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가지면서도 도로의 유지, 보수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다. 그러나 안전사고는 이 작은데서 발생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 그래서 도로관리는 기하학의 정신도 중요하지만 섬세의 정신(纖細의精神, esprit de finesse)이 더욱 중요하다.

남원-곡성간 자동차 전용도로에는 고도 11m, 경사도 80°인 절개지가 있다. 그런데 절개지 바위틈에서 누수가 되고 있어, 풍화작용으로 언젠가는 붕괴될 것으로 예상되어 집중호우 때는 이 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국도를 이용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절개지 바위틈으로 누수가 되는 곳에, 돌망태 축대가 설치되어 있어 이제는 안심하고 운행하고 있다. 섬세한 관찰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적극적으로 이 도로를 관리하고 있는 남원국토관리사무소에 높은 칭찬을 하였다.

제궤의혈(堤潰蟻穴)이란 말처럼 개미구멍으로 샌 누수가 절개지를 붕괴시켜 대형 교통 참사를 불러올 수 있고, 최근 기후변화로 집중호우와 게릴라성 호우가 빈번해진 상황에서, ‘사고는 예고가 없으므로’ 사전대비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0년 6월 집중 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하였으나, 이와 같은 섬세한 노력 덕분에, 절개지는 붕괴되지 않고 토사만 흘러내려, 도로가 엉망진창이 되었으나 대형 교통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작은 것으로 큰 것을 얻은 포전인옥(抛塼引玉)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본소는 스스로 적극적 행정의 측면에서 섬세의 정신으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사전에 축대를 설치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므로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헌법 제34조 6항) 이와 같은 헌법에 따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까지 제정되어 있고, 도로의 구조 및 시설, 도로의 안전점검, 보수 및 유지· 관리의 기준(도로법 제50조)이 있어, 공무원은 당연히 국민의 안전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국가의 주인으로서 우리는 행정의 잘못만을 지적하고 꾸중할 것이 아니라 이와 같은 섬세하고 적극적 행정과 같이 “잘한 것은 잘한다.”고 칭찬하고 위로와 격려를 하면, ‘정적 강화(正的 强化, positive reinforcement)의 효과가 발휘됨으로써, 공무원의 사기가 진작되어.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을 갖고, 더욱 노력하게 됨으로써 국민의 안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물질,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진입해 있다. 그러나 정신, 사회적 수준은 미달하다고 한다. 이것은 신분, 식민, 독재사회의 역사적 배경에서 잉태한 주권재민(主權在民) 의식의 부족에서 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제 우리들 모두는 나라의 주인으로서 선거에 적극 참여하고, 잘한 것은 칭찬하며 스스로 국민윤리를 지키는 선진 국민이 되도록 노력해야한다. /류택열 전 무주교육청 교육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