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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의 ‘희망 사다리’, 국민연금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진

국민연금을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이 뜨겁다. 연초에는 거수기’, ‘종이호랑이’ 등의 단어를 써가며 국민연금의 ‘원칙에 입각한 투자 행보’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얼마 전에는 보험료와 보험금 간에 균형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폰지 게임’이란 용어까지 들먹였다. 최근에는 대선 주자들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국민연금 개혁의 시급성을 언급하고 있다.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 이슈는 사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03년부터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5년 주기로 재정 상태를 추정하고 이에 따른 ‘국민연금 제도 개편 방안’을 논의해 왔다. 그동안 4차례의 재정계산 결과는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적 균형유지를 위해 보험료는 ‘더 내고’ 연금급여는 ‘덜 받는’ 쪽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기금고갈 문제도 냉정하게 살펴봐야 한다. 적립기금 고갈 가능성은 이미 2007년 제2차 국민연금 개혁 당시에 예정된 사실이었다. 적립기금이 2057년에 고갈된다는 것은 2018년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의 장기재정전망 결과이고, 지난해 국회예산정책처도 2055년에 적립기금 고갈 사실을 재확인했다.

중요한 것은 기금이 고갈된다고 해서 연금 지급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유럽 대부분 공적연금이 사실상 적립기금 없이 운영되는 것만 보더라도 공적연금은 적립기금이 없어도 제도운영이 가능하다.

적립기금 없는 연금제도운영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인구구조가 받쳐줘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급격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겪고 있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인구구조 변화영향과 대응 방향」에 따르면 저출산 기조의 악화로 작년부터 ‘인구 자연감소’가 시작되었고,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올해부터 ‘초고령사회 임박’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저출산·고령화의 가속화는 경제·사회 전반에 성장잠재력 약화를 통해 국민연금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 운용성과만 보면 기금고갈 걱정은 조금 덜 수 있다. 국민연금은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73조 원과 72조 원의 운용수익을 달성하였다. 국민연금 출범 이후 33년 간 총 누적 운용수익의 1/3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올해도 3분기까지 운용수익이 67조 원, 기금 적립금 918조 원을 넘어서는 등 높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이는 기금고갈 시기를 약간 늦출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문제해결책은 될 수 없다.

국민연금 문제는 기본적으로 세대 간 연대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현세대는 자손들의 짐을 덜기 위해 노력하고, 미래 세대는 부모 세대를 돕고 적정한 부담을 나누어지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국민연금 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정파를 초월하여 연금개혁의 당사자들이 모두 모여 소통하고 고민해야 한다.

특히, 기금소진이 예상되는 2057년은 MZ 세대가 국민연금 수급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연금개혁 논의를 위해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MZ 세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논의 방향도 소득대체율과 보험료 개선에만 머무르지 않고 국민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급변하는 인구구조에 맞추어 국민 입장에서 구조적인 개선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더이상 ‘책임회피’, ‘시간 낭비’, ‘폭탄 넘기기’란 비판을 듣지 않고 현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가 행복할 수 있도록 국민 모두의 ‘희망 사다리’ 역할을 하는 국민연금의 모습을 소망해 본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김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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