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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전주시 지역건설 활성화 노력 응원한다

김태경 전 전북전문건설협회장
김태경 전 전북전문건설협회장

몇 일전 김승수 시장의 기자회견을 유튜브로 시청했다. 민선2기 가장 아쉬운 점으로 침체된 지역경제를 되살리지 못한 것을 꼽았다. 필자도 전북이 처한 경제현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필자가 전문건설협회 전라북도회장을 역임한 최근 몇 년은 전주완주 혁신도시, 효천지구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서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노동과 자본이 집약되는 건설업은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큰 역할을 한다  

산업구조가 취약한 전북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경제비중은 실로 막대하다.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공지능·자율주행·무인화가 사람을 밀어내는 형국이지만 숙련된 건설기술기능공을 대체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건설시장에 투입되는 재화(=돈)는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분배되어 지역경제를 순화시키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과거 전북경제를 지탱하던 전북지역건설회사의 몰락으로 수도권·광주·전남지역건설회사에 공동주택택지가 매각되면서 전북지역건설사들의 참여가 요원한 실정이었다. 이에, 필자는 침체한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수도권·전남지역 건설사의 잔치로 전락한 전주완주 혁신도시, 효천지구에서 시행되는 공사에 전북지역 전문건설사의 공사참여를 위하여 전북도와 전주시에 하도급전담팀 설치를 제안했고, 2019년 전북도와 전주시에 하도급전담부서가 설치됐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하도급공사 참여는 기술과 가격경쟁력 못지않게 그동안의 신뢰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도 공사에 참여해 신뢰를 쌓을 기회가 없었던 전북지역 전문건설회사에는 입찰에 참여 기회조차 주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발로 뛰는 수밖에 없었다. 전주시와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여 협조를 요청했지만 지역전문건설업체의 입찰 참여를 거부하는 경향이 역력했고, 관급공사에 적용하는 지역제한입찰을 강제적으로 적용할 수도 없기 때문에 난감했다. 발품을 팔고 뛰는 수밖에는 없었다.

 전주시에서는 하도급발주정보를 수집해 수시로 협회에 제공했고 반강제적으로 건설회사 본사 방문을 성사시켜 협회와 동행해 시공사를 설득했다. 현대산업건설, 금호건설 태영건설, 포스크건설  등 전주에서 공사를 시행하는 국내 이름 있는 건설회사는 가지 않은 곳이 없다.  

한 숟가락에 배부를 수 없나 보다. 성과는 미비하게 나타났다. 하도급부서가 신설된 2019년은 2018년에 비해 지역하도급 참여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1군 건설사의 건설현장에 전북지역건설사의 하도급공사참여 불씨를 지핀 것에 만족해야 했다. 

성과는 2020년 하반기 이후 점진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건설회사를 찾아다닌 보람이 있었는지 전주에서 공사를 하려면 일정 부분을 전북지역업체에 하도급을 주어야 한다는 인식이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전주시 관내에서 발주된 에코시티 15블럭 아파트 건립공사 등 주요 민간공사의 골조공사 5개 모두를 지역건설사가 수주하는 실적을 보였다. 협회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전주시의 적극행정이 가능하게 했다.  

“하도급성과를 높이지 못하면 전주시 조직에서 하도급팀이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반드시 실적을 만들어내야만 했습니다. 하도급율을 집계하는 분기 말이 되면 극도로 긴장됩니다. 하도급성과가 미비한 2019~2020 상반기는 우울한 한 해였습니다. 건설공사하도급은 철저하게 자본주의 시장논리에 따르기 때문에 열세인 지역건설사를 하도급 공사에 참여시키기 위하여는 건설회사 본사 방문 등 몸으로 때우는 것 외에는 마땅한 방법이 없기에 지역업체의 하도급참여는 풀기 어려운 수학문제였습니다”라고 말하는 담당공무원의 말처럼 필자도 전문건설협회장직에 있을 때는 하도급수주 실적이 집계되는 연 초에는 긴장을 피할 수 없었다.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는 지역건설사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지만 지역에 1군 건설사가 없는 현실에서 지역전문건설사의 역량이 부족할 경우에는 행정의 지원이 큰 도움이 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우리 전북은 더욱 그러하다. 전북도와 전주시에 하도급전담부서가 설치되어 하도급정보를 공유하고 건설회사 본사 방문 등 적극행정의 결과를 전주시에서 보였듯이 내년엔 전북 14개 시군 모두가 이 같은 성과를 내기를 기대한다. 

하도급전담부서 신설을 제안하고 그동안의 활동을 지켜본 장본인으로서 그동안 전주시의 지역건설 활성화 노력과 성과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배는 여전히 고프다. 세상은 혼자만 잘살면 재미없다. 골고루 잘 살아야 재미난 세상이다. 지역건설경기 활성화는 골고루 재미난 세상을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임을 확신한다. 

/김태경 전 전북전문건설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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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하도급 #전북전문건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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