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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무게와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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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순 군산시선관위 주무관

미국의 의사 던컨 맥두걸은 ‘질량 보존의 법칙’에 의거 사람이 죽으면 21g이 가벼워지기 때문에 영혼의 무게가 21g이라는 것을 논문에 발표했다. 영혼의 무게 21g은 100원짜리 동전 4개, 삼겹살 한 점, 다이아몬드 100캐럿으로 300억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무게이기도 하다. 이론상의 질량이지만 그 의미를 가끔 선거에 대비해보곤 한다. 

내가 행사하는 투표 한 장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투표용지의 무게는 후보자 10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3g 정도이다. 영혼이나 삼겹살 한 점 무게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그 가치는 다이아몬드 100캐럿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영혼의 무게를 재는 척도가 질량이 아닌 가슴으로 느껴지는 무게이듯 선거의 가치를 재는 척도는 우리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를 향한 성스러운 책임감의 무게일 것이다. 우리 각자는 21g의 영혼을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 그렇다면 선거에서도 후보자는 당선되면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탱해 줄 수 있어야 하고, 유권자는 성스러운 책임감을 가지고 투표하는 행위로 참여해야 한다.

다이아몬드의 품격을 높여주는 것은 균형 잡힌 완벽한 연마와 대칭성에서 나오는 형상이 다이아몬드의 가치를 높여준다고 한다. 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후보자들은 네거티브 선거를 자제하고 어떻게 하면 국민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지를 연구하며 정책선거로 경쟁해야 한다. 선거는 국민의 삶과 직결되기 때문에 유권자는 깨끗하고 올바른 후보자를 선택하여야 한다. 후보자는 후보자대로 유권자는 유권자대로 각자의 위치에서 소임을 다한다면 선거는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다운 빛을 발산하며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일 것이다.

세계는 위기 때마다 단결력으로 똘똘 뭉치는 대한민국을 ‘참 이상한 나라’라고 각인하고 있다. 대유행인 코로나19 한복판에서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사전투표는 역대 최고인 26.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유권자들은 감염 예방을 위한 투표 절차를 지키면서 유권자로서 해야 할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투표소 앞에서는 1m의 간격을 유지하며 긴 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차분하게 투표를 즐겼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를 만날 때 사회적 거리를 두었고, 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를 하며 SNS 선거운동 등으로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했다. 

여러 나라에서는 대한민국의 투표방식을 주목했다. 선거관리위원회의 충실한 준비와 코로나19도 막지 못한 유권자들의 투표 열기에 세계는 흥미로워했다.

오는 3월 9일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 투표하는 날이다. 민주시민이라면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를 당연히 행사해야 할 의무가 있다. 여전히 코로나19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후보자와 유권자가 합심하여 공명선거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으면 한다. 선거의 무게감을 느끼고 유권자들이 100% 투표하여 세금이 낭비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선거의 가치는 후보자와 유권자가 함께 가꾸는 것이다. 아름다운 선거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은 국민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영혼을 살찌우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효순 군산시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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