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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장애인고용의 평범성(Bana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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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환복 전주맞춤훈련센터장

때는 1960년 이스라엘정보기관 모사드는 나찌전범 아돌프 아이히만을 체포하여 유대인 학살혐의로 전범재판에 회부했다. 이러한 역사적인 재판과정을 기록하기 위해 독일계 유대인 철학자인 한나 아렌트는 <뉴요커> 라는 미국잡지의 요청을 받아 특파원자격으로 아이히만의 전범재판을 기록하였다. 

법정에서 전범 아이히만은 ‘나는 죄가 없다! 나는 그저 법과 명령에 따라 수행한 결과이다.’이를 지켜본 한나 아렌트는 아돌프 아이히만에게서 악에 대한 동기를 발견할 수 없었다. 그는 수동적으로 주어진 명령을 수행한 공무원이었고, 윤리적, 도덕적 성찰 없이 순종적인 행동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여기서 한나 아렌트는 아히만의 행동을 ‘악(惡)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이라고 정의했다. 아이히만이 윤리와 도덕적 가치에 따라 능동적으로 성찰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를 본 사건을 통해 일깨워 주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독일은 유대인 학살에 대해 철저한 자기반성과 역사교육을 실시하였고, 지도자의 처절한 반성과 참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빌리브란트, 앙겔라마르켈 총리까지 진정어린 사죄의 모습을 전 세계에 몸소 실천해 주었다. 악의 평범성에서 선(善)의 평범성으로 사회정책의 변화를 통해 세계의 강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든 것이다. 즉 포겔만의 선의 평범성으로 정책 지형을 바꾼 결과라 생각된다. 이것은 윤리의 문제, 인류보편의 가치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보다 나은 선진국으로 발전하는데 중요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도덕적, 윤리적 토대가 지속가능한 성장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은 사회저변의 경제발전도 이룩될 수 있고 일류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는 선과 정의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국은 산업화, 민주화를 거쳐 급속히 발전한 측면이 있다. 독일의 선한 영향력을 이어받아 세계를 선도하는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고용에 대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러한 기저에는 산업생태계의 윤리경영, 책임경영, ESG경영으로 보다 윤리적,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모델을 추구해야 한다. 여기에 필수적인 것이 장애인고용이다. 

결국 장애인고용은 우리사회의 사회적 가치의 실현이다. 하지만 아직도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의 의무고용률를 준수하지 않은 공공, 민간기업이 있다.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해 부담금을 납부하는 할당고용제(quotalevysystem)를 독일과 같이 실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장애인고용이 저조한 기업은 언론공표를 통해 네거티브 통제장치가 작동되고 있으며, 장애인고용이 법적 제도장치에 운영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은 보다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장애인고용의 지평을 열어야 한다. 이것은 장애인미고용의 평범성에서 장애인고용의 평범성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독일이 선의 평범성으로 분단조국에서 통일조국을 성취할 수 있듯이 우리나라도 장애인고용의 평범성을 통해 통일조국과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장인고용의 평범성이 대한민국 통일의 토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 보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환복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전주맞춤훈련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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