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제도적, 현실적인 시각에서 3선 출마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이며 누구의 편에서 쓰는 것은 아니다. 3선 출마는 지방자치법상 보장된 제도이다. 왜 단체장의 출마를 3선으로 제한한지는 특별한 근거가 없다. 우리생활에서 3 세판이라는 문화가 반영된 것 같다. 일본과 같이 단체장의 연임 제한이 없는 국가도 있지만 권력기구라는 차원에서 대통령과 같이 연임 2선이 적절한데 왜 굳이 3선이어야 하는가 의문이 든다. 앞으로 지방자치법 개정 시 이 문제는 논의해야 할 아젠더이다.
단체장의 3선 출마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었기에 재선한 도지사, 시장‧ 군수는 3선 출마에 욕심을 낸다. 6월 1일 자방선거에서 우리 지역에도 3선 출마에 도전하는 도지사, 시장‧군수가 있다. 역대 3선 출마자들 중에는 3선을 잘 마무리한 분도 있고, 형사처벌 등 불미스럽게 물러난 분들도 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3선 출마가 지역과 개인에게 독이 되나, 아니면 약이 되나.
먼저 3선 출마가 독이 된다는 입장을 보자. 단체장 8년의 재임기간 이외에도 또 4년을 더 재임한다면 그동안 8년 재임기간에도 못다 한 지역사업을 잘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재임 8년 동안 해낸 성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만약 재임 8년 동안 내세울 성과도 없는데 또 다시 출마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자기욕심이다. 8년 재임기간 쌓아놓은 자기사람, 확보된 선거인단을 믿고 나의 능력이나 성과와는 무관하게 다시 3선에 당선될 수 있다는 자기확신에 불과하다.
이들 3선 출마자에게는 주민행복이나 지역발전, 민생의 문제 등은 2차적인 문제가 된다. 우선적인 출마의 목표는 나의 당선이다.
그리고 3선 출마가 독이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추가되는 4년 재임 동안에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재선 단체장으로서 할 일은 이미 8년의 재임기간에 다 끝낼 수 있는데 또 주어진 4년 기간에 역동적인 일을 할 것으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3선 단체장이니까 대접받고, 조직관리나 하면서 4년을 보낼 것으로 본다. 거기에 자칫 욕심을 부리면 개인적으로 형사 처벌을 받는 불미스러운 단체장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보면 3선 출마는 지역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독이 된다.
3선 출마가 약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능력있는 단체장이며, 지역발전과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단체장으로서 리더쉽을 갖춘 분이라면 오히려 3선 출마가 아쉬울 수 있다. 지역문제의 해결과 발전을 위해 밤낮없이 뛰어 실적을 내거나, 최소한 중앙정치와의 인맥형성을 통해서 예산확보 등 큰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역주민은 3선 출마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듯이 아마추어적인 단체장보다 숙련된 전문가로서 3선 단체장이 훨씬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재임기간 동안에 최소한의 청렴하며 공정한 단체장으로서 이미지가 있을 경우 3선 출마는 지역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약이 된다.
지역주민이 도지사, 시장‧군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우리지역을 발전시키며, 사람이 떠나지 않고 미래가 있는 지역을 만들어주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막스 웨버(M.Weber)가 지적하듯이 지도자로서 열정이 있는 단체장을 원하다. 조직을 관리하고, 대접받으려는 사람보다 지역만들기에 혼심을 다하는 사람을 원한다. 앞으로 있을 지방선거에서 누가 이러한 약이 되는 단체장인가의 선택에 우리는 지혜로운 판단을 해야 할 것이다.
/송재복 정의평화포럼 상임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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