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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예우하려면 전북보훈병원 세워야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이 여전히 광주로 장거리 원정 진료를 받으러 다니는 것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가 아니다. 매번 불편한 몸을 이끌고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장거리를 오가며 진료를 받는 것은 후진적인 의료복지 서비스가 아닐 수 없다.

현재 전북지역 국가유공자는 3만 1200여 명에 달한다. 전몰·군경 등 유공자가 1만 4900여 명, 6·25전쟁과 월남전 참전 유공자가 1만여 명이고 고엽제 후유증 피해자도 2700명에 이른다. 이들이 몸이 아프거나 불편해서 병원에 가려면 전북 소재 병원이 아닌 광주보훈병원을 찾아야 한다. 건강한 사람도 광주까지 가서 병원 진료를 받으라고 하면 아마 병원 이용을 포기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하물며 나라를 위해 헌신하다 부상을 입거나 병을 얻어 투병 중인 국가유공자에게 왕복 3시간이 넘는 거리를 이동해서 진료받으라는 것은 잘못된 처사다.

전북도와 전북지역 보훈지청에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수없이 전북보훈병원 설립을 요청하고 있지만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국가 예산 확보와 의료진 수급 배치 문제 등을 구실로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충일 등 국가기념일마다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을 최대한 예우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보훈청에선 국가유공자의 진료 서비스 증진을 위해 전북지역 병·의원을 지정해 국가유공자를 위한 협력병원과 위탁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비급여 부분의 비용부담이 문제다. 보훈병원 이용 시 비급여 부분을 정부에서 전액 부담하지만 위탁병원은 사정이 다르다. 비급여 약제비 등은 본인이 부담해야 함으로 장기 치료제 복용자들은 위탁병원 약국 이용 시 부담이 적지 않다.

정부는 현재 6개 광역시에만 운영 중인 보훈병원을 광역 도 지역까지 확대 설치해야 한다. 몸이 불편한 국가유공자에게 장거리 진료를 받으라 해놓고 최대한 예우 운운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행태다. 예산이 들더라도 광역 시도마다 보훈병원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보훈병원의 부족한 의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정부가 공공의료 인력 양성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나서야 한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는 말이 아닌 실질적인 대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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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원정 진료 #위탁병원 비용 부담 #공공의료 인력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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