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열린 전북대학교 축제 대동제의 주인공이 학생이 아닌 연예인과 상인으로 바뀌었다.
大同(대동)은 ‘다 함께 화합한다’는 의미로, 개설 초반엔 개막행사와 발표회, 전시회 등을 중심으로 진행됐지만, 최근엔 유명한 연예인 공연과 음주 문화에 치우치고 있어 축제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지난 14일 전북대 구정문 입구는 축제를 즐기러 온 학생들과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오랜만에 개최된 학교 축제 소식에 거리 학생들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고, 사람들을 따라 10분가량을 걸어 간 대운동장에선 연예인 공연을 위해 설치한 커다란 무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옆의 보조구장 입구 앞에서 간단한 ‘성인인증’을 마치고 인증 팔찌를 받아 보조구장 입구에선 팔찌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학생 3명을 지나 입장할 수 있었다. 이날 보조구장은 ‘야시장’ 컨셉트로 개인 푸드트럭들을 섭외해 보조구장을 둘러싼 형태로 자리 잡고 있었다.
보조구장의 구석에선 특정 브랜드의 맥주가 판매되고 있었고, 보조구장 주변엔 해당 브랜드의 커다란 천막이 설치돼 있었다. 보조구장엔 작은 무대가 설치돼 행사가 진행됐지만, 학생들은 음식과 술을 구입하기 위해 줄을 서기 바빴다. 운영시간이 밤 11시인 야시장에 비해 작은 무대에서 진행되는 행사는 축제가 한창인 오후 8시에 종료돼 보조구장은 그저 상인들만의 리그였다.
하지만 밤 10시께 축제의 두 번째 주인공의 등장으로 상인들이 한순간에 찬밥신세가 됐다. 유명 연예인의 공연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실제 전북대학생 전용 커뮤니티엔 축제 구성에 대한 지적이 아닌 더 유명한 연예인을 섭외하지 못했다는 지적만이 존재했고, ‘오늘 다비치 몇 시 오나요?’, ‘내일 오는 연예인은 몇 시에 가면 볼 수 있어?’ 등 연예인 공연에 대한 질문들만이 가득했다. 몇몇 댓글을 읽어본 결과 이들 대부분 유명 연예인의 공연만을 즐기기 위해 축제에 방문할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15일 낮에 방문해 본 전북대 구정문의 상황은 ‘夜(야)’시장이 아닐 뿐, 외부 업체의 플리마켓과 푸드트럭의 행렬로 대학 곳곳에 상인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주요 도로를 중심으로 대학 내부를 둘러본 결과 학생들이 참여하는 업무는 주로 차량 통제와 외부 업체에서 대여해온 놀이기구 작동 요원 등으로 교내 동아리의 특성이 학생들의 자체적인 활동이 보이는 행사나 부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낮 시간대도 축제의 주인공은 학생이 아닌 상인들이었다.
이에 대학로 상인들은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익 활동이라면 일 년에 한 번 있는 행사니, 이해할 수 있지만 다른 업체들이 학교 안에서 상권을 조성하는 건 못마땅하다”며 퇴색된 대학축제의 상황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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