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서신동·인후동·송천동 등 10곳 설치
시민들 "의도 잘 느껴져⋯추가 설치" 요구
스몸비족(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보느라 길거리에서 고개를 숙이고 걷는 사람)을 비롯해 야간이나 우천 시 보행자들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바닥 신호등'이 시민들에게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바닥 신호등이란 횡단보도 대기선 바닥에 LED를 설치한 뒤 횡단보도 신호등과 연동해 신호등이 초록색으로 변하면 바닥 신호등도 초록색으로 변하게 만들어 보행자들이 바닥만 보고도 신호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 장치다.
실제 바닥 신호등은 전주시내 교차로 10곳에 설치돼 있으며, 대부분 초등학교 주변의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 설치돼 있다. 작년 1월의 인후동 금평초등학교를 시작으로 올해 서신동과 송천동 에코시티까지 확대됐다.
지난 5일 인후동 전북지방조달청 인근 사거리에 설치된 바닥 신호등. 일반 신호등 위 횡단보도를 비추는 투광등이 설치돼 있긴 했지만 넓은 백제대로의 횡단보도를 건너는 보행자를 비추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횡단보도 양 끝 바닥에 설치된 LED의 빛이 합쳐지며 횡단보도를 지나는 보행자에 대한 시야 확보가 더욱 수월해졌다.
시민 이현주 씨(22·인후동)는 “백제대로는 낮에 건너도 차량 통행이 많아 건널 때 불안할 때가 있다”며 “그래도 저녁에 밝은 LED가 도로 양쪽에서 빛나고 있으니 조금이나마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신길공원 주변에 설치된 바닥 신호등. 스마트폰과 책 등에 눈길을 뺏긴 보행자들이 일반 신호등이 아닌 바닥에서 빛나는 빨간 신호를 보고 발길을 멈추는 등 이 일대를 잠시 지켜본 결과 바닥 신호등의 효과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시민 김예림 씨(21·서신동)는 “어디서 따로 본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지만, 바닥 신호등은 의도가 잘 느껴져서 좋은 시설물인 것 같다”며 “전주시에 바닥 신호등이 더욱 보급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민 오모 씨(43·서신동)는 “아이와 함께 신호를 기다릴 때 아이에게 쉽게 교육할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서신동 현대동아아파트) 사거리 신호등 중 2곳에만 설치돼 있는 등 바닥 신호등 설치율이 낮아 보여 더 많은 곳에 설치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바닥 신호등 설치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지만 예산부족 등으로 보편화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전주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성자 전주시 교통시설팀장은 “야간이나 우천 시 안전사고 해소를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바닥 신호등과 관련해 설치 전·후의 사고 통계는 집계하고 있지 않지만, 시민들 반응 대부분 긍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작년에 1곳에만 설치돼 있을 땐 다른 구역에도 설치를 요구하는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전주시에서 직접 시행하는 사업도 아니고 예산 부족 문제 등으로 보편화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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